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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2일 오전 9시 30분, YTN 1층 로비에서 열린 '총파업 중단' 정리집회에는 구본홍 사장 등 경영진을 향한 격한 구호가 등장하지 않았다. "사장과 임직원에 대한 적대행위를 종료한다"는 1일 합의사항 때문이었다. 대신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발언과 '노종면을 석방하라'는 구호가 크게 울렸다.

 

열흘 만에 총파업 접은 YTN노조 "노종면 석방하라"

 

노조는 1일 회사와 고소고발 취하, 임금 동결 등 아홉 개 항에 합의했으며 이와 동시에 파업을 중단키로 했다. 총파업 투쟁 꼭 열흘 만이다. 조합원들은 2일 오전 정리집회에서 공식적인 파업중단을 선언했으며, 3일 새벽 5시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노조는 합의사항에 따라 회사 내 노조 지정 게시판 외 장소에 부착하거나 게시했던 모든 펼침막과 인쇄물 역시 철거해야 한다. 

 

조합원들은 사측의 고소고발 취하에 따라 노종면 지부장의 석방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크게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한 조합원은 "어제 조합원 총회에서도 아쉽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노 지부장 복귀 이후 공정방송을 지켜나가고 해·정직자 문제를 현명하게 푸는 새로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지부장은 2일 오전 10시 30분 구속적부심 심문을 받았으며 빠르면 오후 4~5시경 인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담당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심문 일자를 하루 연기하면서까지 YTN 내부 상황을 주시한 만큼 '고소고발 취하'라는 '중대한 사정 변경' 사실이 재판부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는 2일 오전 11시 본사 1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 중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용수 비상대책위원장, 김선중 부위원장, 현덕수 전 노조 위원장, 정유신 노조 편집부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YTN 노조 집행부와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노종면 지부장 구속적부심 앞둔 상황 고려"

 

- 갑작스런 노사 합의의 계기는 무엇인가?

"우선 노종면 지부장 구속적부심을 앞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원하지는 않았지만 네 명 체포 국면 이후 대내외적으로 중재 노력들이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투쟁을 정리해 보자는 요구들도 있었다."

 

- 아홉 개 항 이외의 합의사항은 없었나?

"이면 합의, 구두 합의는 없었다. 사측도 250일 넘게 끌어온 사태를 정리하고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을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 조합원들의 우려나 반발은 없나?

"어제 조합원 총회에서 일부 반발을 예상했으나 조합원들 모두 집행부를 신뢰하고 따라줬다. 아쉬워 하는 조합원들이 많았으나 큰 반발은 없었다. 어려운 결단이란 걸 다들 잘 알고 있다."

 

- '징계 무효 소송'을 제외한 모든 고소고발 소송이 취하되는 것인가?

"그렇다."

 

 

- 노조가 제기한 '주주총회 무효 소송'도 취하하는가?

"그렇다. 얼마전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소송도 취하한다."

 

"사측이 해고자 복직 거부해 일단 양보"

 

- 해고자 복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는데, 합의에 실패한 것인가?

"사측이 거부했다. 협상이란 주고 받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끝까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면서 판을 깰 것인가 고민했다. 일단 양보하고, 회사에서 무리하게 징계한 것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 지난 259일동안 펼쳐온 노조의 투쟁을 평가한다면?

"공정방송에 대한 조합원의 신념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언론인으로서 (기본자세를 돌아보는) 지표로 삼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했고 외쳐왔는지 주목해 달라. 그리고 이후를 지켜봐달라."

 

-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투쟁 과정에서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얻었다. 언론인의 기본 자세,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몸을 던져가며 느꼈다. YTN에는 직종이 많아 서로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고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유하기도 힘들었는데 아침저녁으로 함께 얼굴 보며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공정방송이란 것에 대해 관념적으로만 느껴왔는데 이제 몇 단계 올라서는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

 

- 구본홍 반대 투쟁이 종료됐다고 봐도 되나?

"구본홍 개인의 미움보다는 공정방송을 사수해야 한다는 부분이 더 큰 명분이었다. 그 현실적인 계기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이었다 생각한다."

 

- 사장추천위원회 등 사장 선임 과정의 문제점도 있는 것 아닌가?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주주들의 동의만 받으면 끝난다는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의 근간이고, 회사 입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언론사라는 관점이 우선이다. YTN의 위상에 부합하게 사장 선임 제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사 공동 공정방송위원회 등 제도화 추진" 

 

- 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하며 줄곧 지적한 사측의 '방만경영'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경영자로서 성실히 경영에 임하고 있는가에 대한 감시는 지속적으로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YTN 노조는 경영진에 대한 감시활동을 일상적으로 해 왔다. 계속해서 감시해야 할 부분이다."

 

- '공정방송점검단을 해체하고 공정방송 제도화에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합의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고민하고 있나?

"공정방송점검단은 노조가 따로 꾸린 것이다. 노사가 공동으로 공정방송위원회 등 제도화를 위한 실무 협의기구를 만들 것이다. 노사 양측이 공정방송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기존 체계보다 격상됐다고 보면 된다."

 

 

- 구속적부심 결과가 좋지 않아 위원장 부재가 길어질 경우 대책은?

"'만일'이라는 전제하의 질문에는 대답하기 곤란하다. 다만 중요한 상황의 변화가 있는 만큼 검찰이 불구속 의견을 내고 법원도 이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본다."

 

- 합의 내용을 노종면 지부장도 알고 있나?

"면회, 변호사 접견 등을 통해 최종 합의 과정에서 지침을 받았다. 하지만 합의 최종 문안은 아직 보지 못했을 것이다."

 

- 해·정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이후 투쟁에 대해서는 노종면 지부장이 석방된 뒤 집행부와 함께 고민할 것이다. 다만 공정방송을 위한 노조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해·정직자에 대한 원상회복도 확신하고 있다. 미흡한 합의내용이지만 YTN 노조의 지난한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또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해정직자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YTN 노조 성명]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259일 이어온 YTN 공정방송 투쟁이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파업 열흘째를 맞고 있는 YTN 노조는 보다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해 가열찬 파업 투쟁의 깃발을 잠시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왜 고민이 없고 갈등이 없었겠는가만은 위원장 구속이라는 엄중한 현실속에서 사태해결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해법을 대승적으로 고민한 결과이다.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해 제기한 고소를 취하하고 위원장 석방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기로 한 만큼 후속 조처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고소 취하만으로는 21명의 기소 여부 등이 법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노조의 계좌에 대한 가압류와 간접강제금 등도 법적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만큼 사측은 합의문 정신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 이 문제들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사측이 진정한 신뢰회복과 진정한 사태 해결을 위해 합의문과는 별도로 해고자 복직 등 징계 철회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방송을 위한 YTN 조합원들의 발걸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YTN 노조는 그 어떤 세력도 흔들수 없는 공정방송 제도화를 위해 나설 것이다. YTN의 공정방송 제도화와 공정방송의 실천은 6명의 동료가 함께 하지 않고서는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을 거듭 천명하면서 YTN 노조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09년 4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비상대책위원회


태그:#YTN, #노종면, #구본홍,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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