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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켜보자. 기획수사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2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토론회를 마치고 만난 백원우(43·경기 시흥갑) 의원은 검찰의 '친노 기획수사설'에 일단은 말을 아꼈다.

 

바로 전날(26일) 밤 검찰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이광재 의원을 구속시켰다.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혐의로 소환통보를 받았다.

 

자신을 포함해 18대 국회에서 원내로 진입한 '노무현 직계 3인방' 중 2명이 검찰의 사정 칼날 아래 서게 된 셈이다. 원내 인사는 아니지만, 친노 그룹의 핵심인 안희정 최고위원도 '강금원 리스트'에 올라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백 의원은 오히려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해 하는 수사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최종 타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잠시 흥분하기도 했다. 백 의원은 "뭘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거냐"고 되물었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여권에서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 얘기가 나오는데, 공정하지 못하면 검찰이 국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안희정·염동연 등 '살아있는 권력'의 최측근을 수사했듯이, 현 청와대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광재 의원의 '정계 은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의 결단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하지 마라'고 올린 글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했다. "정치인은 거짓말, 정치자금, 사생활 검증, 이전투구, 고독과 가난의 수렁을 지나가야 한다"라고 쓴 노 전 대통령의 글처럼, 이 의원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정치 생활에 회한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백 의원은 "이 의원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백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도 수사하는지 보자"

 

- 검찰의 박연차 수사에 대해 어떻게 보나. 표적수사라는 얘기가 있는데.

"표적수사, 기획수사라고 보기엔 이르다. 일단 지켜보자.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해 하는 수사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 이광재 의원이 구속됐는데, 친노 진영을 겨냥한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나.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자는 얘기다. 이광재 의원의 경우, 돈을 줬다는 사람은 있는데 자신은 안 받았다는 것 아닌가. 직접 안 받을 수 있다. 정치인에게 여러 모임이 있으니까, 친한 모임을 통해 돈이 들어왔을 수도 있고..."

 

- 이광재 의원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

"나는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본다. 이 의원이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최근에 '정치하지 마라'고 올린 글의 연장선이라고 본다. 이 의원의 심정을 이해한다."

 

- 지금까지는 공정한 수사였다고 보나.

"지금 여권에서 천신일 전 휴켐스 사외이사 얘기가 나오지 않나.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10억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것 아니냐. 거기에 대해 수사하는지 보자는 말이다. 공정하지 못하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여권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얘긴가.

"그렇다. 다 기획수사, 표적수사라고 하면 우리(참여정부)가 예전에 대선자금 수사했던 것도 기획수사가 되지 않겠나. 그때도 한나라당이 얼마나 반발했나. 하지만 기획수사 아니었다. 참여정부 초기에, 검찰이 친노 측근이라고 하는 안희정, 염동연, 최도술 다 잡아 가뒀다. 그런 수준의 수사가 돼야 한다는 거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50억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검찰의 최종 타깃이 노 전 대통령이라는 소문을 어떻게 보나.

"뭘 가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말인가. 50억이라고 하는데, 검찰이 그렇게 자신있으면 떳떳하게 나와서 브리핑해야 한다. 슬쩍슬쩍 흘리지 말고."


태그:#박연차리스트, #백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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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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