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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비정규직 대량해고·임금삭감·민주노총 죽이기 중단 촉구 현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100인 기자회견'이 민주노총의 과오를 이용해서 민주노조운동을 무력화시키려하는 보수언론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 주최로 열렸다.
 23일 오전 '비정규직 대량해고·임금삭감·민주노총 죽이기 중단 촉구 현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100인 기자회견'이 민주노총의 과오를 이용해서 민주노조운동을 무력화시키려하는 보수언론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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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대량해고 즉각 중단하라!"
"경제위기 책임전가 이명박은 물러가라!"

금속노조 산하 13개 비정규직지회 대표자들로 구성된 '총고용보장-노동자살리기 금속비정규투쟁본부'(이하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23일 오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급명세서와 해고 현황 등을 공개하고 대량해고 중단을 촉구했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이명박 정부와 사용자들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특히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경제위기를 불러오고 더욱 악화시켜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그들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보수언론의 민주노총 파괴 선동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강제 임금삭감과 대량해고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을 억누르기 위한 계략"이라며 "민주노총의 과오와 잘못을 이용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짓밟으려는 자들에 맞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선두에서 민주노총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토막' 난 월급... 경제위기 최전선에 선 비정규직

금속비정규투쟁본부가 23일 공개한 현대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월 급여명세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가 23일 공개한 현대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월 급여명세서.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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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비정규투쟁본부가 이날 공개한 월급명세서에는 최근 경기침체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트럭을 생산하는 사내하청업체에 다니는 노동자 A씨의 지난 1월 월급은 105만원. 작년 5월 월급(174만원)에 비해 40%의 임금이 삭감됐다. 89만원 정도였던 연장근무수당은 감산 여파로 사라져 버렸다.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차의 대표 브랜드인 소나타와 그랜저를 만드는 아산공장 노동자들의 1월 월급은 대부분 93만원~97만원 수준. GM대우 부평1공장에서 입사 7년차인 조합원 B씨가 받은 1월 월급은 96만원에 불과했다. 강제퇴근, 휴업 등이 가져온 '반토막' 난 월급이었다.

증산에 들어갔음에도 오히려 실질임금수준이 낮아진 노동자들도 있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적으로 15만8천대나 팔린 '베스트셀링카' 기아 '모닝'을 위탁생산하는 동희오토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생산량이 1시간당 32대에서 40대로 증가했음에도 전혀 그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백윤 동희오토 사내하청 지회장은 "유가급등 및 세제혜택으로 수요가 급증해 생산량을 늘렸음에도 사측은 생산인력을 증원하거나 추가보상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그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부장은 "4인 가족이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하는데 무엇을 살 수 있겠냐"며 "내수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데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는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해고 칼바람... 사측 계획대로라면 2천명 이상 거리 내몰릴 판

23일 오전 '비정규직 대량해고·임금삭감·민주노총 죽이기 중단 촉구 현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100인 기자회견'이 민주노총의 과오를 이용해서 민주노조운동을 무력화시키려하는 보수언론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 주최로 열렸다.
 23일 오전 '비정규직 대량해고·임금삭감·민주노총 죽이기 중단 촉구 현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100인 기자회견'이 민주노총의 과오를 이용해서 민주노조운동을 무력화시키려하는 보수언론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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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리해고였다.

권순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미 현대자동차 에쿠스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115명이 해고당했고, 쌍용자동차 역시 300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며 "비정규직 지회가 있음에도 정규직노조와 사측의 일방적인 합의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우 GM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지회장은 "작년 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잔업 특근이 사라지면서 월급이 반토막 난 상황인데 사측은 임금 삭감을 넘어 대규모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최근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 900명을 대상으로 내놓은 '무급순환휴직안'은 지난 쌍용차의 사례에서 확인됐듯 정리해고로 가는 과정"이라며 "2009년까지 법인세를 감면받으면서까지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던 경영진이 이제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에 따르면 거리로 내몰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상시주간근무 및 전환배치, 하청업체 폐업 등을 고려할 때 작년 11월부터 누적된 해고인원을 포함해 총 2252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총, 잘못 있지만 소중한 조직... 비정규직이 앞장서서 지킨다"

한편,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이날 이 같은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수'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사업부장은 "단 이틀만에 전 현직 비정규직 노조 간부 100명이 오늘 발표한 대량해고·임금삭감·민주노총 죽이기 중단 선언에 동참한 것은 긴 시간 동안 치열하게 싸워 만든 민주노조야말로 소중하게 지켜야 할 조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그동안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에 합의하는 등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말과 같이 행동하지 못했다"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 열심히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태그:#비정규직, #구조조정,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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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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