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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대에서 목조주택 정자 짓는 작업을 했다. 그동안 정자를 많이 만들어 봤기 때문에 일은 쉽게 진행되었다. 그만큼 일의 반복된 경험은 기능의 숙련으로도 연결이 된다.

 ▲땅을 파고 다진 다음에 지상보다 약간 높게  벽돌을 쌓는다. 그 다음에 시멘트를 비벼 주춧돌처럼 만든다
 ▲땅을 파고 다진 다음에 지상보다 약간 높게 벽돌을 쌓는다. 그 다음에 시멘트를 비벼 주춧돌처럼 만든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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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날은 목수와 뒷일 해주는 사람을 데리고 구덩이를 파고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연무대 집이 흙을 받아서 마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땅을 파고 땅을 다지는 일부터 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기초는 땅을 절구질 하듯 다지는 게 제일 좋다. 시멘트 기초도 좋지만 자갈과 흙 등을 단단히 다지는 걸 기초작업 중 제일로 친다.



▲사각을 잡기 위해 나무로 임시로 틀을 짰다. 사각 모서리에 기둥을 세우면 된다.
 ▲사각을 잡기 위해 나무로 임시로 틀을 짰다. 사각 모서리에 기둥을 세우면 된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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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주춧돌을 놓을 때에도 땅을 다져서 흙을 단단히 해놓는다. 땅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집을 지을 때 포클레인으로 땅을 다지는 작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나는 가끔씩 내가 사는 연기군 서면 고복저수지를 지나갈 때마다 농담을 한다. 저 고복저수지는 내가 막은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만 내가 막은 게 사실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직접 저수지를 달구질해서 막았다.

보통 댐이란 시멘트 댐도 있지만 고복저수지처럼 흙을 기초부터 다지기 해 막은 댐도 있다. 그 중에서 흙을 다져서 막은 댐이 수력에는 제일 강하다고 한다. 이처럼 집을 지을 때에도 땅을 다지거나 생땅에 기초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기둥은 2*6 방부목을 사용한다. 기둥을 세우고 임시로 가새로 잡아준다.
 기둥은 2*6 방부목을 사용한다. 기둥을 세우고 임시로 가새로 잡아준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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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은 2400mm 로 했다. 사람이 정자에 올라섰을 때 2000mm는 되어야 하고, 바닥에서도 400mm 는 되어야 걸터앉기 때문이다.

기둥 4개도 수평을 보고 기초 바닥에서 길이를 재서 기둥을 자른다. 이때 무거운 기둥을 세워 수평을 맞춰 자를 때 나무가 무거우니까 한치각을 세워 길이를 잰 다음에 기둥을 자르면 무거운 기둥을 다 세우고 수평을 잴 필요가 없다.

     ▲이곳은 서까레를 모인 지붕으로 했다. 경사가 약간 쎄서 지붕공사하는데 애를 먹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이쁜 지붕이 되었다.
 ▲이곳은 서까레를 모인 지붕으로 했다. 경사가 약간 쎄서 지붕공사하는데 애를 먹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이쁜 지붕이 되었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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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틀도 2인치, 10인치 짜리로 수평을 봐 고정했다. 그 다음은 지붕 보를 2인치 6인치 각재를 이용해 걸었다. 이때 대략 2인치 8인치 각재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 이번에는 최대한 마루와 보 폭을 넓히기 위해 2인치 6인치 각재를 사용했다.

여기서 잠시 목조주택에 사용하는 나무에 대해 설명해보자.

미국식 목조주택은 보통 2인치 곱하기 4인치 각재를 가지고 집을 짓는 걸 말한다. 길이는 합판 길이와 동일하게 8자, 2440mm가 기준이다.

뉴질랜드식 목조주택이나 미국식 목조주택이나 다 같은 공법인 투바이 퍼 공법을 말한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뉴질랜드식 목조주택으로 이야기 하다가 미국식 목조주택이 더 일반적으로 불리기 때문에 미국식 목조주택으로 규정해서 부르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튼튼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2인치 6인치를 고집하는 집주인들이 많다.

집을 짓다보면 부산 사는 사람, 설악산 사는 사람, 진안 사람 등등 자기네 동네가 가장 춥고 바람이 제일 세게 분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래서 짓는 집이 2인치 6인치 집인데 미국식 목조주택은 공식적인 명칭이 투바이 퍼(2 X 4 공법)이지 투 식스공법은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다. 그 추운 알래스카에서도 투바이퍼 공법으로 집을 다 짓기 때문이다.

필자는 수십채의 집을 지어봤지만 모두 투바이퍼 공법으로 집을 지었다. 집주인이 아무리 투식스로 해달라고 해도 집을 안 지으면 안지었지 해준 적이 없다. 왜냐하면 투바이퍼 공법으로 목조주택을 배웠기 때문이다.

지붕 서까레는 모임지붕으로 했다. 지붕 합판이 잡아주고 서까레들이 서로 잡아주면 트러스를 짜지 않아도 된다.
 지붕 서까레는 모임지붕으로 했다. 지붕 합판이 잡아주고 서까레들이 서로 잡아주면 트러스를 짜지 않아도 된다.
ⓒ 장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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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의 나무들은 2*4,  2*6,  2*8,  2*10,  2*12의 각재가 8pt.10pt, 12pt,14pt,16pt, 18pt, 20pt 의 길이로 나온다. pt는 한자(30cm) 정도의 길이다. 목조주택에서 최대의 장선은 20pt까지 나오니까 설계단계에서 이 자재를 중심으로 벽체와 벽체의 길이를 만들고 서까래 길이도 계산을 해야 한다.

물론 미국식 목조주택 자재는 함수율 18% 이하의 건조목이다. 스팀으로 나무를 쪄 건조한 거라 가볍고 나무가 휘지 않는다. 북미산 나무들로 더글라스, 참나무 등 여러 종유의 나무들로 구성된 걸 구조재라고 한다.

 

▲지붕에 합판을 덮고 방수시트를 씌우고 있다.
 ▲지붕에 합판을 덮고 방수시트를 씌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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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만들 때 마루 바닥을 방부목 대신 구조재로 깔고 스테인을 칠하면 오래 간다. 최대한 사람의 손이나 신체에 접촉하는 부분은 방부목을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 완성된 정자다.심플하게 난간 없이 걸터앉게 해놓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가보니 집주인 아저씨가 남은 자재로 난간을 해놓았다. 생각 같아서는 망치로 확 뜯고 싶었는데....... 남의 작품에다 화룡정점을 해놓은 아저씨...
 ▲ 완성된 정자다.심플하게 난간 없이 걸터앉게 해놓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가보니 집주인 아저씨가 남은 자재로 난간을 해놓았다. 생각 같아서는 망치로 확 뜯고 싶었는데....... 남의 작품에다 화룡정점을 해놓은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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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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