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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대의 문화재를 찾아 나서는 길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유적들과 아직 보지 못한 유적들과의 만남에 발길이 가볍다. 여주에서 가장 알려진 사찰로 역사가 깊은 봉미산 신륵사를 찾았다. 이른 시간에 가서인지 경내는 조용하기 그지없다.

신륵사 전경 신륵사 전경
▲ 신륵사 전경 신륵사 전경
ⓒ 김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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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지었다고 전해지며 고려 우왕 때 나옹화상이 오면서 크게 번창하였고, 조선 성종 때부터는 대규모로 확장시켰다고 한다. 절 이름을 신륵이라 한 것은 미륵 또는 나옹이 신기한 굴레로 말을 막았다는 설과 고려시대에 마을에 나타난 사나운 말을 인당대사가 신의 힘으로 제압했다 하여 마을 사람들이 신륵사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

보물 문화재가 많은 곳

신륵사 경내로 들어서 종이 달린 범종각과 구룡루를 지나면 중심 건물인 극락보전이 보인다. 극락보전 앞에는 보물 제225호 신륵사 다층석탑이 있다.

신륵사 극락보전과 다층전탑 신륵사 극락보전과 다층전탑
▲ 신륵사 극락보전과 다층전탑 신륵사 극락보전과 다층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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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화강암 석탑과 달리 하얀 대리석 석탑이라 특이하며, 위층 기단의 모서리에 꽃 모양을 새긴 기둥을 두고 각 면마다 새긴 용무늬 조각은 그 솜씨가 놀라울 따름이다.

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
▲ 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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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석탑 용 무늬 다층석탑 용 무늬
▲ 다층석탑 용 무늬 다층석탑 용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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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보전은 신륵사의 중심 건물로 내부에는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으며 조선시대 제작한 범종이 있다. 부처님 오시는 날도 아닌데 연등이 주렁 주렁 앞에 달려 있다. 보물 제180호 신륵사 조사당은 작은 건물로 중앙에는 나옹화상을, 그 좌우에는 지공과 무학 대사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조선 전기의 조각 수법을 보이고 있다.

조사당내 나옹화상 조사당내 나옹화상
▲ 조사당내 나옹화상 조사당내 나옹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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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 계단으로 올라가면 언덕 위에 보물 3점이 한 곳에 있다.

보물 3점이 한곳에

보물 제229호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는 나옹의 탑비이다. 3단의 받침 위에 비몸을 세우고, 지붕돌을 얹은 모습이다. 비의 앞면에는 끝 부분에 글을 지은 사람과 쓴 사람의 직함 및 이름에 대해 적고 있는데 글의 맨 앞에 적지 않는 것은 드문 예로 보인다.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
▲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 신륵사 보제존자 석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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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28호 신륵사 보제존자석종은 나옹화상의 사리탑으로, 널찍하게 마련된 단층 기단 위에 2단의 받침을 둔 후 종 모양의 탑신을 올린 모습이다. 앞쪽과 양 옆으로 계단을 두었다. 탑신은 아무런 꾸밈이 없고, 꼭대기에는 큼직한 보주가 있다.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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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이 양주 회암사 주지로 있다가 왕의 명으로 밀양에 가던 도중 이곳 신륵사에서 입적하니, 그 제자들이 절 뒤에 터를 마련하여 이 탑을 세워 두었다고 하며 고려 후기의 석종형 부도로 추정된다.

보물 제231호 신륵사 보제존자석종앞 석등은 8각형으로, 화사석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세부분으로 이루어진 받침을 두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은 모습이다. 화사석은 각 면에 창을 낸 후, 나머지 공간에 비천상과 이무기를 조각하였는데 이채롭다.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
▲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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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 보제존자석종앞 석등 비천상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에는 비천상과 이무기 조각이 일품이다.
▲ 신륵사 보제존자석종앞 석등 비천상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에는 비천상과 이무기 조각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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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천상들은 우수하나 다 마멸과 파괴가 심하여 한 부분만 잘 남아 있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명부전과 조사당 사이에 보니 낮은 언덕에 부도 2기가 보인다. 현지에는 안내문안 간판이나 설명이 없어 몰랐으나 자료를 찾아보니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5호 신륵사 팔각원당형석조부도와 문화재자료 제134호 신륵사 원구형석조부도로 지정된 지방문화재였다.

부도2기 부도2기는 지방문화재이다.
▲ 부도2기 부도2기는 지방문화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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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살펴본 팔각원당형 석조부도는 조각이 조선시대 작품으로 보이나 귀꽃 표현이라든지 몸돌에 새겨진 문양이 예사롭지 않은 독특한 형식이었다. 원구형 석조부도는 기단에 새겨진 문양이나 지붕돌에 새겨진 용머리 표현은 고려시대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조선 초기의 작품으로 보였다. 문화재 안내판이 설치되었으면 하였다.

부도 용머리 조각 부도 용머리 조각
▲ 부도 용머리 조각 부도 용머리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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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륵사 전탑으로 가기 전 비석들이 있는데 구룡루 중수비와 다층전탑(동대탑) 중수비, 법당 중수비 등이다.

강변을 굽어보는 전탑

보물 제226호 신륵사 다층전탑은 강을 굽어 보는 경치 좋은 바위 위에 세워져 있다. 수리할 때 세운 비에 숭정기원지재병오중추일립(崇情紀元之再丙午仲秋日立)이라는 연대가 있다. 현재 탑의 형태는 만들 당시의 원래 모습에서 많이 변형이 이루어진 듯하며 지금도 일부는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다. 벽돌에 새겨진 무늬와 방위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간지 표현은 특이한 예이다.

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은 대표적인 신륵사의 문화재이다.
▲ 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은 대표적인 신륵사의 문화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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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
▲ 신륵사 다층전탑 신륵사 다층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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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탑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강월헌이란 정자가 있고 그 바위 언덕 강변에 삼층석탑이 있는데 기단부의 상층 받침에 연꽃무늬 조각이 있어 고려시대 석탑으로 보인다.

강월헌과 삼층석탑 강월헌과 삼층석탑
▲ 강월헌과 삼층석탑 강월헌과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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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어서인지 강변의 물은 많이 줄어들었다.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3호로 지정된 문화재이나 역시 현장에는 안내문이 없다. 전탑에서 보니 보호각 안에 보물 제230호 신륵사 대장각기비가 보인다. 이 곳에서 내려다 보면 신륵사 전경이 들어온다.

신륵사 대장각기비 신륵사 대장각기비
▲ 신륵사 대장각기비 신륵사 대장각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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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사각형의 바닥돌 위에 받침돌을 놓고, 그 위로 비몸을 세운 후 지붕돌을 얹은 모습으로, 비 몸 양 옆에 돌기둥을 세워 비몸을 단단히 지탱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건물과 오래된 향나무 그리고 특이한 굴뚝이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인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황포돛배가 유명하나 물이 줄어서인지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 이곳에서 배를 타고 신륵사 전탑을 본 기억이 떠오른다. 봄 기운이 느껴지면서도 바람이 몹시 강하게 불어온다. 여주에 가면 필수적인 관공 코스로 한번은 둘러 보는 신륵사이나 자세히 눈 여겨 보면 다양한 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륵사 전탑#여주 신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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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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