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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밤 12시가 넘어가면 각 방송국의 스포츠 채널에서는 대부분 하나의 스포츠로 화면을 장식한다. 바로 당구다.

 

예전에는 일명 '침 좀 뱉고 껌 좀 씹었던'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당구였는데 요즈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스포츠로써 당구를 즐긴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당구 동호인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당구의 인기 또한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오래전에 '당구'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그동안 많은 조폭영화에 등장하는 불량한 인물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당구장을 선택한 이유도 있겠지만, 당구장에서 당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 욕도 하고, 놀음도 하고, 담배까지 피워대 스포츠라기보다는 멋 부리는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그런 선입견에, 고등학교 때부터 당구를 배웠던 죽마고우들과는 달리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당구를 처음 접하게 됐다. 그것도 선배들의 '남자는 이것저것 다 해봐야 한다'는 강요에 의해서 억지로 따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한 번 맛들이기 시작한 당구에 중독이 되다시피해 어느 때는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친구들과 후배들과 당구를 치러 가기에 이르렀다.

 

어느 때는 사각형으로 된 테이블만 보아도 당구대로 보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적도 있다.

 

그렇게 처음 당구를 접하게 된 난 그 이후로도 친구들과 만나면 당구장을 자주 출입하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당구를 즐기러 당구장을 찾는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친구가 찾아와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랜만에 당구나 한 게임치자고 해서 인근 당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치는 당구라 잘 되지는 않았지만 재미는 있었다. 결국 게임에서 져서 재미가 반감이 됐지만 말이다.

 

 

그렇게 당구 시합을 마치고 당구장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데 유독 눈에 띄는 액자 하나가 보였다. 보통 당구장에는 유명한 당구선수의 사진이나 포스터가 많이 걸려있는데, 이 또한 당구 선수와 관련된 액자려니 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일명 '당구계의 전설'로 불리는 고 이상천 선수의 친필 사인이었다. 그것도 이상천 선수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2002년 9월에 받은 것이었다. 당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이라면 '이상천'이라는 이름은 결코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사장님! 저거 진짜 친필 사인이에요?"
"그럼요. 제가 직접 받은 거예요"
"그래요? 전 첨보네요. 당구계의 전설속 인물아녜요?"
"맞아요. 이 사인 지금 경매 내놓으면 꽤 나갈걸요?"(농담)

 

TV에서 당구를 시청하면서 해설자들의 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이상천'이다. 특히, 당구계에서 얼마나 유명하면 그의 이름을 딴 국제당구대회도 있을까.

 

난 비록 당구선수도 아니고 단지 당구를 좋아하는 동호인으로서 당구계의 전설 '이상천'이라는 인물의 친필 사인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당구, #이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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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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