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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세상을 향한 영애씨의 고군분투! <막돼먹은 영애씨>(이하<영애씨>)가 돌아온다. 그것도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 시즌5로 말이다. 지난 25일, 왕십리 CGV에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5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영애씨> 처음 시작할 때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박준화 PD의 말처럼 2007년 4월, 시즌1이 시작될 때만 해도 그 누구도 <영애씨>의 '장수'를 예상하지 못했다. '출산드라' 김현숙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스타도 없었고 저예산(편당 3천만원대 제작비)인데다가 6mm 카메라를 이용한 '다큐멘터리 드라마'라는 장르도 생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애씨>는 시청률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면서 오는 3월 6일(tvN 금요일밤 11시), 그 다섯 번째 시즌을 맞게 되었다.

7년 다닌 회사 합병되면서 계약직 된 32살 영애씨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영애의 사무실 식구들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영애의 사무실 식구들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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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능력 좋은 '골드미스'가 아닌, '골병든 미스' 32살 영애씨에게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가장 큰 변화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린기획'에 합병되면서 영애씨가 계약직 신분으로 전락했다는 것. 영애 역을 맡은 김현숙은 "계약직이 되고, '대머리 사장님', '돌아이(돌아온 이혼녀)' 변지원보다도 더 '돌아이'같은 그린기획 이사님이 등장하면서 영애의 인생이 좀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님 역은 <사랑과 전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김예령이 맡았다.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잘 차려놓은 밥상에서 밥만 떠먹는 것 같아 죄송스럽다"는 김예령은 "막 나가는 캐릭터로 직원들을 밟을 생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계약직'설정이유에 대해 임수미 작가는 "리얼드라마니까 현실을 많이 반영하려 한다"며 "영애가 시즌4까지 오면서 편하게 온 게 아니라 계속 힘들었는데, 요즘 살기가 팍팍하다보니까 영애에게 조금 더 힘든 현실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예령 이외에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먼저, 시즌1에서 미국 유학을 떠났던 영애의 '꼴통' 남동생 영민(김현정)이 돌아온다. 그것도 '얼굴에 손 좀 대'서 얼굴이 달라진 채로. 대신 영애의 여동생 영채(정다혜)는 일본 유학을 떠나는데, 영민은 처가에 홀로 남은 '백수사위' 혁규(고세원)와 '명콤비'를 이룰 예정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영애의 가족들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영애의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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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막돼먹은'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Y대 출신의 대치동에 사는 '엄친아' 이용주(이용주). 그는 영애씨를 포함, '아름다운 사람'들 출신 계약직 선배들을 '개무시'하는 '성격 드러운 신입사원' 역할을 맡았다. <궁>에서 주지훈의 친구로 출연했던 이용주는 "그 전에 맡은 역할이 변태, 바보, 트랜스 젠더 같은 역할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엄친아 역할을 맡았다"며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고 출연소감을 밝혔다.

영애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될까. 시즌 4에서 영애는 꽃미남 연하 원준과 헤어진 후, 장동건 과장과의 로맨스가 시작할 듯 말 듯 했다. 시즌 5에서도 이들의 삼각관계(?)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럼, 시즌 4에서 영애에게 살짝 마음을 품었던 정대리(정지순)는 어떻게 되는 걸까. 김현숙은 "사실 제작진에서 정지순이랑 이영애를 엮어보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이 폭탄 들고 오겠다고 그래서 그러지 못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신세가 된 정대리는 시즌 5에서는 더욱더 궁상맞아 질 것으로 보인다. 윤서현 과장과 돌아이 변지원과의 로맨스 역시 기대된다.

'막장드라마'와 <영애씨>가 다른 점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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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씨>가 시즌5까지 올 수 있었던 '성공요인'에 대해 김현숙은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공감대'인 것 같다"면서 "요즘 일반시청자 여러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없는데, 그래서 우리만이라도 시청자들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좀 더 귀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애씨>에서는 요즘 막장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불륜, 배다른 형제, 재벌집 아들과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없다.

김현숙이 "겨털(겨드랑이 털)부터 시작해서 기저귀도 차고 배꼽도 파는 등 여자배우로서는 치부가 많이 드러냈다. 이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할 정도로 여성에 대한 '환상'을 다 깨놓는 것은 물론, 가족 그리고 직장상사·동료와의 관계를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대해 박준화 PD는 "기본적으로 막장드라마의 매력은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드라마화해서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면서 보는 데 있는 반면, <영애씨>같은 경우에는 내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리얼함'과 '재미'를 조화시키려다 보니 어려움도 있다. 김현숙은 "공감대까지는 좋은데 너무 현실만 보여주게 되면 아무리 리얼드라마라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며 현실과 재미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영애씨>특유의 '리얼함'의 배경에는 6mm 카메라 3대로 동시에 촬영하는 기법이 있다. 배우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런데 이번 시즌5부터는 형식은 그대로 가되, 풀 HD로 제작된다. 화질이 좀 더 좋아지는 것이다. 대신 '저예산 다큐'같은 매력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최규식 PD는 "화질이 그리 좋지 않다보니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도 있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숙은 "HD로 제작되면서 배우들이 메이크업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며 "형식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애씨>, 케이블의 <전원일기>를 꿈꾼다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막돼먹은 영애씨>시즌5 제작발표회 현장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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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영애씨>출연진, 제작진들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참으로 화기애애했다. 영애아빠 역을 맡은 송귀현은 "처음에는 16부작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시청자 여러분들이 열심히 봐주셔서 시즌 5까지 왔다"면서 "한국 드라마 중에서 가장 오래된 드라마가 17년된 전원일기인데, <영애씨>가 전원일기보다 더 오래가는 장수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몇 시즌까지 갈 것 같냐는 질문에 김현숙은 "얼마전에 인터뷰를 했는데 기사제목이 '케이블계의 김혜자가 되고 싶어요'였다"며 "얼마나 갈 지도 모르고,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니지만 하는 동안은 진실되게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남자도 돈도 없는, 게다가 7년 동안 다닌 직장에서까지 계약직이 되어버린 영애씨의 고군분투는 3월 6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태그:#막돼먹은 영애씨, #영애씨, #김현숙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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