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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종의기원>이란 명저를 남긴 영국의 찰스 다윈(1809∼1882)이 탄생한 지 200년이 된 날이다. 영국 정부 소속 체신공사(로열 메일)는 다윈 200주년을 기념해 퍼즐 형태의 우표세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 40년간을 연구에 몰두했던 그의 집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노예해방을 부르짖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대통령과 같은 날 태어난 묘한 인연이 있기도 한 다윈. 다윈이 50대가 돼서야 '종의기원'을 발표한 것이나, 링컨이 같은 나잇대에 대통령이 된 점을 보면 유사한 측면이 많다. 지난해 <뉴스위크>는 다윈과 링컨의 삶을 비교하는 기사를 게재했고, 누가 더 중요한 인물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링컨을 더 중요한 인물로 꼽았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도 분명 위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윈을 알리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오는 5월 10일까지 열릴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장기열) 특별전시실(www.darwin200.co.kr)에서 '다윈 탄생 200주년, 종의기원 출간 150주년 다윈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22일(일요일) 오후 다윈전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다윈전을 관람하려온 한소영씨는 "전시를 통해 다윈과 그의 이론을 쉽게 이해하게 됐다"면서 "유난히 초등학생들이 관심을 보여, 우리 과학의 미래가 밝게 될 전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 생물학자를 꿈꾼 초등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전시장에서는 설명자(도슨트)들이 곳곳에 배치돼 다윈의 생애와 진화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소개하고 과학이론도 쉽게 설명했다.

 

다윈이 항해했던 비글호를 타고 5년 동안 세계를 일주했던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갈 수도 있다. 다윈이 항해 중 만난 원주민의 얼굴 그림과 다윈이 직접 채집한 '푼타알파' 굴의 동물 화석 등을 관람하고, 모형 비글호에서 돛 올리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갈라파고스 섬에 도착한 다윈이 먹이 종류에 따라 부리의 모양과 크기가 각각 다른 13종의 핀치새에 주목한 점도 재현했다.

 

핀치새의 부리를 본떠 만든 나무집게를 이용해 콩, 호두, 공 모양 스펀지 등을 잡아보며, 어떤 핀치새는 단단하고 뭉툭한 부리를, 어떤 핀치새는 작고 예리한 부리를 갖게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갈라파고스 섬의 코끼리거북 박제가 전시되고, 벽면에는 갈라파고스 바다 영상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진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윈은 "생물은 변이를 일으키고 그 중에서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유명한 이론을 제시했다. 바로 '종의기원'이다. 지난 1859년 11월 24일 출판된 '종의 기원'은 발매 당일 1250권이 매진됐다. 전시에서는 '종의 기원' 초판(복사본)이 전시되고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다윈 관련 서적들과 다윈의 진화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한성순보> 등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인간과 동식물의 진화 과정과 흔적을 체험학습을 통해 직접 확인한다.

 

20여 종의 나방 자석을 여기저기 붙여보며 보호색의 원리를 이해하고, '인간 진화 모양 통로 구조물'을 통과해 볼 수 있다. 메가테리움의 갈비뼈 화석, 원시 물고기 실러캔스의 화석 등도 볼 수 있다. 올해 10월 다윈의 여로를 따라 출항한 권영인 박사의 '장보고호'의 근황도 소개되고, 권 박사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호리병에 담을 수 있다.

 

한편, 다윈이 진화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배 멀미로 알려지고 있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항해를 하던 중 심한 배 멀미로 고생했다. 그래서 배에서 지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갈라파고스 섬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진화론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도 다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다윈의 비글호 항로를 따라 탐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출신인 탐사전문가 권영인 박사가 지난해 10월 9일 미국 아나폴리스항을 떠나 다윈의 비글호 항로를 따라나섰다. 권 박사는 남미 대륙을 지나 진화론의 탄생지인 갈라파고스 섬을 거쳐 여수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특히 권 박사는 항해를 하며 진화론의 어제와 오늘은 물론,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 자원 고갈 실태와 해양자원 탐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다윈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은 지난해 11월 14일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50만 명이 넘은 관람객이 다윈전을 관람했다. 서울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5번 출구이다.


태그:#다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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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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