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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일제고사) '성적 조작 파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지역의 일부 학교 역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 운동부 학생 미응시 ▲ 특수학교 배제 ▲ 학습 부진아동 체험학습 권유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교육·시민단체 55곳은 23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례들을 공개하면서 "올해 실시될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서열화된 성적 공개를 중단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중부교육청과 서부교육청 관할 내 학교들의 일제고사 미응시 사례들을 소개했다. 전교조의 자체 조사에 의하면 은평구 C고, 종로구 J고, 강남구 J고, 서대문구 M고 등 총 9개 고교에서 야구부, 축구부, 골프부 등 운동부 학생들이 일제고사 당일 출석을 하지 않거나 출석을 하고도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교조 조사 결과, 정신지체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한 특수학교는 학교 전체가 시험을 치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는 "교과부에서 시험 치지 않아도 된다는 공문까지 발송했다"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특수학교가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이날 "서울 강남지역에선 학교장이 학습 부진아 부모에게 전화해 시험 당일 학교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체험 학습을 하도록 권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같은 개별적인 사례까지 포함한다면 일제고사를 둘러싼 비교육적인 사례는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교과부의 거짓말이 성적조작 파문 근본 원인... 일제고사 거부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이번 일제고사 성적조작 파문의 근본 원인이 사전에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를 강행한 교과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교과부는 기존 5% 표집성적만 통계내겠다던 방침에서 아무런 보충 설명 없이 지난 12월 100% 전수통계 방침으로 바꿔 사건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교과부 어느 누구도 해명이나 책임을 내놓지 않은 채 엄중 문책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행수 전교조 정책국장은 "안병만 교과부 장관과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이번 성적 결과를 놓고 평준화 정책을 비방했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비평준화 지역의 학업성취도보다 평준화 지역의 학업성취도가 더 높다는 것이 진실"이라며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교과부 장·차관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사무총장 역시 "운동부 학생, 특수학교 등을 배제하는 등 이번 성적조작 파문으로 기초학력미달 학생 지원을 위한 일제고사라던 교과부의 거짓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교과부는 이제 거짓말을 국민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회장은 "지난 주 방문한 경주와 나주지역의 학부모들은 일제고사 성적 발표 때문에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며 참담해 했다"며 "학부모로서 더 이상 우리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일제고사를 거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모임 Say-No' 소속 청소년, 청소년단체활동가들도 이날 23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오는 3월 10일까지 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며 일제고사 반대 선전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태그:#일제고사, #체험학습, #성적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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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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