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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ty works...as best as we can(할 수 있는 한 힘껏 질좋은 치료를..)" "as best as we can"이란 말을 보고 정말 치아 치료를 맡기고 싶어질까?
▲ 서울의 한 치과 광고 "quality works...as best as we can(할 수 있는 한 힘껏 질좋은 치료를..)" "as best as we can"이란 말을 보고 정말 치아 치료를 맡기고 싶어질까?
ⓒ 마티아스 슈페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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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한국의 영어교육에서 이어지는 글이며,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이전 편을 먼저 읽으시길 권장하지만, 이번 편만 읽으셔도 문맥을 이해하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지난번엔 내 개인적 경험을 예로들어 서양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완전히 한국의 경우에만 촛점을 맞추려 한다. 이미 암시했듯이, 내가 볼 때 한국 영어교육의 미스테리이자 비극은 종종 노력과 그에 따른 성취가 이상하리만치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자.

영어학습의 중요성

한국에 산다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은 놓치기 어려울 정도이다. 여기에서 영어는 그냥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이다. 그것은 성공적인 미래의 초석이다. 좋은 대학교, 좋은 직업 등등이 모두 여기 달렸다. 또한 그것은 지적 능력과 교육 성과를 대변하는 신분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어는 소속감을 주며 또한 무리에서 돋보이는 우월감을 주기도 한다.

영어교육에의 투자

그 결과, 한국의 어린이들은 내가 서양인으로서 "고도로 복잡한 형태의 어린이 학대"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일들을 견뎌야 한다. 몇년간 학교에서 거의 매일 영어를 배우는데 더해, 오후엔 학원에 가고, 영어과외가 있으며, 남는 시간은 셀 수 없는 어휘/시험 대비 책들에 쏟아붓는다(예로 내가 본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중의 대부분이 영어 배우기 책을 읽고 있었다). 당연히 그 공부-광시곡에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은 부모들이다.

냉정한 결과

불행히도 대부분의 이런 노력들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산출시키지 못한다. 결과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면 종종 일시적(시험 통과를 위한 장시간의 암기), 혹은 특정한 결과(특정 규격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가 나오기도 하므로 정확하지 않은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혹은 대학원생이나 변호사, 또는 은행의 외국인 투자 부서의 매니저라 할지라도, 진짜 영어 의사소통 솜씨는 매우 한정적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언어를 배우든 진짜 목적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

딜레마의 근원

노력과 결과 사이의 차이를 보면 무언가가 잘 기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리고 거기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세 가지의 서로 연관된 요소들로 이 모순을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① 무능한 공립 학교 시스템- 쏟아붓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원칙적으로는 학교 수업만으로 영어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배우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본다- 학원이나 과외 없이. 학교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한 가지 원인은 교사들이 문법과 어휘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부분적으로는 그들 자신의 영어 말하기 역시 제한된 수준이거나 그것이 등급을 매기는 데 쉽기 때문에).

이것의 문제점은 언어를 배우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실제 응용을 통한 것이란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단어 하나를 배우고 며칠 안으로 실생활의 쓰는 문장에 섞어 몇 번 사용하면, 그 단어는 보통 기억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어를 그저 암기 목록에 추가해놓고 아무런 문맥없이 단지 머리 속에서만, 혹은 종이 위에 열 번을 쓰는 걸로만 반복한다면 뇌는 그것을 어디에도 적용시킬 수 없게 되고 결국엔 잊어버리거나, 기억해도 실제 문장에서 사용할 수는 없게 된다(한국 학생들은 종종 고급 단어를 알고 있지만, 말하는데 그것을 의미있게 쓰는 능력이 없다).

② 잘못된 동기- 비효율적인 것을 떠나서, 위의 교육/시험 스타일은 또한 학생들에게 반-생산적인 동기만을 갖도록 만든다: 학교에서 주로 문법과 단어만 테스트한다면, 성적이 중요하고 시간은 없으니(학원, 과외 등 때문에) 학생들이 제일 바라는 것은(당장에) 시험 보는 것만 공부하는 것이 된다. 전철에서 본 적 있는 "시나공"(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라는 책의 광고가 내 말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대부분 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토플 혹은 토익 등을 가르친다. 그래서 결국 학생들은 돈을 낸데 대한 결과를 얻는다. 높은 토플 점수, 그러나 진짜 영어 능력은 전무. 당연히 이런 유쾌하지 못한 동기 들의 끝엔 대학교와 직업에서도 합격/취직하는데 진짜 면접이 아니라 시험 성적을 본다는 것이 있다(그리고 실제 실력이 좋지 않아도 학생들/고용인을 받아들인다).

*[http://book.daum.net/에서 "시나공 토익" 시리즈가 읽기에 4권, 듣기에 3권, 어휘에 한 권- 딱 하나의 시험을 위해 총 8권의 책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③ "진정한" 열의의 부족- 결국 한국 학생들은 종종 영어를 배우는데 '진정한' 열의는 희미해진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주로 지적/창조적인 일로(이전에 언급했듯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뇌에서 "새로운 인과 관계들을 성립"시키도록 요구한다) 육체적인 노동이 아니다. 그러므로 "맹목적인 강제 되풀이"와 긴 공부시간은 자연스러운 호기심과 재미(그렇다, 재미!)로 채워진 진짜 관심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배우는 것이 그저 몇시간의 의무 강의시간과 지속적 시험의 압박감, 결과가 나쁠지 모른다는 두려움의 연속일 때, 개인적 흥미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 보면 아무것도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몰두하여 배우는 것들을 오로지 단기간 동안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며, 시험에 관련된 내용만을 준비함으로해서 빠른 길을 찾는다는 것을 느끼고있다- 그리고 이것을 깨닫는다면, 그들을 자극해야 할 진짜 목표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언어를 말하고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진정한 열의는 사라지고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단지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적'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에 오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하였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중이다.

홈페이지는 www.stelence.co.kr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쓰기 시작한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



태그:#영어교육, #한국, #서양인,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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