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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한국 드라마의 병폐를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웃음을 줬다.

 

15일 방송된 '무한도전'-'쪽대본 드라마'편은 우리 드라마 환경과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를 패러디라는 방식으로 보여줘 모처럼 만에 패러디의 진수를 맛보게 해줬다.

 

이날 '무한도전'의 큰 얼개는 KBS '꽃보다 남자'였지만 한국 드라마의 전체를 패러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특집 제목 '쪽대본 드라마'라는 우리 드라마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작가들의 작업이 시간에 쫓기다보니 한 회분 전체 극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회당 일부분만 나와 현장에서 일정 부분만을 촬영하는 쪽대본이 판치는 한국 드라마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준 것이다.

 

연기자나 제작진은 이러한 쪽대본으로 연습조차 제대로 못하고 드라마 촬영에 임하면서 드라마는 부실해지는 것을 '무한도전'은 드라마 대본이 1회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 대본은 멤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가며 촬영을 이어가게 되는 상황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NG는 최대 두 번밖에 허용되지 않는 상황을 설정해 패러디함으로써 우리의 드라마 제작상황을 해학적으로 보여줬다.

 

'꽃보다 남자' F4의 리더이자 남자 주인공인 구준표(이민호)는 박명수가 맡았고,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는 전진이, 윤지후(김현중) 역은 유재석, 소이정(김범)에 노홍철, 송우빈(김준)에 정준하, 악녀 오민지(이시영) 역에는 정형돈이 맡아 패러디에 들어간 '무한도전'의 쪽대본 드라마 특집편은 '꽃보다 남자'뿐만 아니라 '아내의 유혹', '하늘이시여', '에덴의 동쪽', '가을동화' 등 인기 드라마들이 총동원됐다.

 

'꽃보다 남자'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쪽대본으로 인해 우왕좌왕하면서 중간 중간에 백혈병, 기억상실증, 출생의 비밀 등 한국 드라마의 철칙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의 병폐가 역설적으로 드러났다.

 

재벌 2세와 가난한 여성이라는 구도 하에 갈등기제로 등장하는 백혈병,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증 등은 어느 드라마를 봐도 쉽게 발견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는 연기자만 다를뿐 비슷하고 이러다보니 더 눈길을 끌기위해 극단적인 자극성을 동원해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독창성이나 실험성보다는 익숙하고 획일적인 드라마 투로 시청자와 만나다보니 유사한 드라마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드라마끼리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다보니 자극성만을 배가시키고 있다.

 

'꽃보다 남자'로 시작해 '가을동화'로 끝난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편은 어쩌면 한국 막장 드라마의 일그러진 자화상과 한국 드라마의 병폐를 진하게 느끼게 해줬다.

 

'무한도전' 패러디보다 더 패러디 같은 것이 오히려 요즘 시청자와 만나는 우리 드라마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무한도전#쪽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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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전혜연입니다. 공용아이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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