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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창녕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때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창녕경찰서와 창녕소방서, 창녕군청 등 관계 기관들은 10일 화왕산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9일 창녕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때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창녕경찰서와 창녕소방서, 창녕군청 등 관계 기관들은 10일 화왕산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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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1일 오전 10시 5분]

사망자 4명 신원 확인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와 관련한 사망자 4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되었다. 창녕경찰서와 창녕군청 등에 따르면,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2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유전자로 분석한 결과 실종신고된 백계현(55·창원)씨와 윤순달(35·여·창녕)씨로 확인됐다.

윤씨는 창녕군청 환경과 7급 공무원으로, 사고 당시 화왕산 정상 배바위 주변의 행사 안전요원으로 투입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망자 2명은 김길자(67·여·김해)씨와 박노임(42·여·광양)씨로 지문 감식을 통해 확인됐다.

[1신: 10일 오후 4시 40분]

2009년 정월대보름날 경남 창녕 화왕산은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화왕산에서 한 해 잡귀와 액운을 쫓으려던 사람들은 그곳에서 지옥 같은 세상을 경험했다.

경남도와 창녕군, 창녕경찰서, 창녕소방서 등 관련 기관은 9일 발생한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참사와 관련한 사고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녹색연합은 10일 성명을 통해 "산불조심기간을 정해 입산 통제를 예고했는데도 대형 산불 축제를 벌이다 사고를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망자 4명 중 2명만 신원 확인

10일 오후 4시 현재 사망은 4명이며, 부상자는 7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2명으로, 김길자(여·66·김해시 삼계동, 창녕서울병원)씨와 박노임(여·42·전남 광양시, 한성병원)씨다. 나머지 2명은 불에 타 육안으로 파악이 힘들어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는 한때 13명까지 신고되었으나 김아무개(24, 대구)씨 등 9명은 귀가했거나 오인 신고로 드러났다. 나머지 실종자 4명 가운데 2명은 지문 확인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와 동일인인 것으로 밝혀져, 실종자는 2명으로 줄어들었다.

백아무개(55, 창원)씨와 윤아무개(35, 여, 창녕)씨가 실종 신고됐는데, 경찰은 이틀째 연락이 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창녕군청 환경과 소속 공무원이다.

경찰과 공무원들은 9일 밤샘 수색에 이어 10일에도 화왕산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화왕산 정상 배바위 부근에서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작업과 함께 잔불 진화작업을 벌였다.

김충식 창녕군수 사과문 발표

창녕군은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에 앞서 삼성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군은 전체 보상금액이 4억원으로 대인피해 보상 3억원, 대물피해 보상 1억원이라고 밝혔다.

창녕군은 이 같은 보험 금액만으로는 희생자․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별도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창녕군은 경남도와 중앙정부 등과 협력해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10일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를 폐지할 뜻을 밝혔으며, 이날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군수는 사과문을 통해 "행사 진행 과정에서 불미스럽게 발생한 참사로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충격을 드린 점, 너무나도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유족들께 군정을 이끌어 가는 책임자로서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빈다"면서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목숨을 한순간 잃어버린 유족들의 고통과 슬픔은 어떠한 것으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 사고 수습 나서

경남도도 사고 수습에 나섰다. 경남도는 9일 저녁 김태호 경남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화왕산 억새태우기 사고수습 지원상황실'을 마련하고 총괄반과 행ㆍ재정지원반 등 4개 반, 29명을 편성하여 조속한 수습과 지원에 나섰다.

김 지사는 9일 저녁 창녕 사고수습대책본부를 방문하여 현장상황을 보고 받고, 서울병원과 창녕경찰서를 방문하여 부상자 실태를 청취했다. 김 지사는 "사망자 대책과 실종자 수색에 철저를 기하고, 화상으로 인한 중상자는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조속한 후송 조치와 아울러 유족들의 불평이 최소화되도록 적극 지원하라"고 당부하였다.

경남도는 "김 지사가 신속한 대처와 도가 할 수 있는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지시하고, 특히 경기침체와 가뭄이 심한 요즘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였다"면서 "앞으로 개최되는 각종 행사와 축제에는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여 반드시 안전예방대책을 반드시 수립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죽음 부른 지자체와 소방당국의 안전불감증"

녹색연합은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와 관련해 10일 '죽음 부른 지자체와 소방당국의 안전불감증'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예측불가능한 산불의 특성을 무시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고인 인재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억새태우기 행사에 해발 700미터가 넘는 산 정상부에 2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모였지만, 안전장치라고는 너비 50m의 방화선과 110여 명의 안전요원뿐이었다"며 "긴급 대피로조차 정해져 있지 않아 불길을 피해 몰린 사람들이 한 곳에 몰리면서 더 많은 사상자를 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이미 1996년 고성 산불의 경험상, 산불방재를 위한 방화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다"며 "특히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바짝 마른 억새나 소나무 등 연소가 빠른 초목들이 노출될 경우, 바람에 의한 산불은 엄청난 위력과 속도로 번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단체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달 말, 올해 심한 건조기를 감안해 예년보다 한 달여 앞당겨 산불조심기간을 정해 입산 통제를 예고했다"며 "그럼에도 창녕군은 소방대원 20여 명을 형식적으로 대기시킨 채 대형 산불 축제를 벌이다 사고를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무리 3년에 한 번씩 치른 행사라 할지라도 극심한 겨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허가를 승인하는 쪽이나 주최측 둘 다 이 번 행사에 대해 예년과는 다른 안전조치를 강화했어야 했다"면서 "바람이 부는 마른 억새군락에 불을 내는 축제를 감행했다는 것은 사람들의 안전보다는 행사 치르기가 우선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비상대피로 확보, 확실한 안전요원 배치 등 모든 위험 요소에 대비한 철저한 안전장치 없이 산 정상부에서 불을 다루는 위험한 행사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우려는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고, 화마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야 이런 참극을 피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태그:#화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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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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