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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구나!”

 

  산과 산을 이어주며 흐르고 있는 강물이 참으로 편안하다. 그 모습 어디에서도 인위적인 힘은 찾아볼 수가 없다. 자연 그대로여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래는 모래대로 바위는 바위대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니,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섬진강 평화롭게 흐르고 있는
섬진강평화롭게 흐르고 있는 ⓒ 정기상

 

  섬진강의 발원지는 두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전라북도 장수군의 수분면에 위치하고 있는 뜬봉 샘이고 다른 하나는 진안군 백운면에 위치하고 있는 데미 샘이다. 뜬봉 샘은 금강의 발원지로 더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서 솟구친 물은 수분리에서 금강과 섬진강으로 나눠진다. 그렇다면 섬진강의 발원지로는 진안군 백운면에 있는 데미 샘이라 할 수 있다.

 

  진안 백운이 데미샘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흘러 옥정호로 흘러들어간다. 옥정호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난 뒤 다시 천담 계곡을 지나 장군목으로 들어선다. 이 물은 다시 순창과 곡성을 지나 구례로 흘러 남도 삼백리의 종착지인 전남 광양으로 향하는 것이다. 경남 하동을 마주하면서 흐르면서 그 복잡한 여정을 남해에서 마치게 된다.

 

  섬진강.

 

  강물이 흘러오는 여정은 멀고도 복잡하다. 강의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과 함께 하면서 굽이굽이 흘러가고 있다. 섬진강은 큰 강이 아니다. 그러나 작기 때문에 더욱 더 정감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급하게 서두를 것 없이 흘러가고 있기에 고운 향이 배어나는 것이다. 다양한 사연들을 모두 다 들어주면서 흐르기에 정감이 더 간다.

 

편안한 마음 근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근심을 버리고 ⓒ 정기상

  굽이굽이 흘러가고 있는 강물의 복잡한 여정은 우리의 삶을 닮아 있다.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강은 재미가 없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에는 기쁨도 없다. 마찬가지로 흘러가는 강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숱한 장애가 있다. 그 것은 고난일 수도 있고 근심일 수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앞을 가로막는 것이 바로 인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평화롭게 흐르고 있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기나긴 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발원지에서 출발하여 이곳에 이르기까지의 흘러온 과정에는 숱한 사연들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 사연을 주저리주저리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겨울 햇살에 반짝이고 있는 것처럼 가슴에 와 박히고 있었다.

 

  전주에서 출발하여 광양에 이르는 데에는 어려움이 하나도 없었다. 잘 닦여진 도로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강물은 어렵고 힘들게 흘러가지만, 자동차는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도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자동차로 도로 위를 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강물이 흘러가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고난은 더욱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섬진강은 고난을 이겨내면서 강해진 것이다. 이런 고난 없이 달리고 있는 나는 편안한가? 그렇지 않다. 수많은 근심 걱정으로 인해 달리면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

 

근심과 고난 마음 먹기 달려
근심과 고난마음 먹기 달려 ⓒ 정기상

  근심은 고난과는 다르게 작용한다. 고난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단련시켜주지만 근심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살아가면서 감수해야 하는 대부분의 근심은 필요 없는 것이라고 한다. 말없이 흐르고 있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근심을 만들어서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유롭게 흐르고 있는 강물처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남 광양 섬진강에서 직접 촬영


#섬진강#근심#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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