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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 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어떻게, 눈 깜짝할 새 1월 달력의 종이가 뜯겨 나갔는지 도통 가물가물합니다.

 

‘가만, 한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더라?’

‘나는 뭘 하면서 한 달이란 시간을 홀라당 까먹은 거지?’

 

꼿꼿이 앉아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답을 하기가 애매모호 합니다.

 

아마 밥 먹고, 똥 누고, 잠자고,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새 1년 중 12분의 1을 야금야금 까먹은 거겠지요.

 

그래도 더듬어보면, 장인어른의 대장암 수술이 있었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6주기 추도예배가 있었고,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 왁자지껄 즐겁게 먹고 놀았던 설 명절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1월 한 달이 훌쩍 지나갔나 봅니다.

 

중학교 배정 통지서 쌍둥이 딸내미들이 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받았다.
중학교 배정 통지서쌍둥이 딸내미들이 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받았다. ⓒ 이성한

그러고 나서 2월이 왔습니다. 첫 월요일인 2월 4일 날 딸내미들이 간만에 학교에 가서 ‘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받아 들고 헐레벌떡 집으로 왔습니다.

 

쌍둥이 딸내미들은 둘 다 똑같이 ‘백양중학교’로 배정되었습니다. 내심 자기들이 가고 싶어 하던 학교로 배정되지 않아서 조금은 실망한 듯 보였지만, ‘모’ 아니면, ‘윷’ 이라고 나름 마음을 정리했는지 금 새 차선의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딸내미들이 가져온 ‘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손으로 집어 들고 바라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찾아오는 것이 ‘격세지감’이랄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잠깐 동안 멍하니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할 말을 잃었던 신혼시절,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때 즈음 진달래꽃, 개나리꽃 활짝 핀 공원에 나가 손을 붙잡고 걸음마 연습을 시켰던 시절, 또 어느새 자라 어린이집에 다니며 흙 속에서, 친구들 속에서 발가벗고 지낸 시절, 초등학교 입학시절...

 

휘리릭~ 바람처럼 흘러왔나 했더니 어느새 새끼들이 열네 살이 되었고, 이제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차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아니 조금은 실감이 납니다.

아, 아니 점점 실감이 나고 있습니다.

 

예비 중학생이 된 쌍두이 딸들과 친구들 배정된 중학교 예비소집에 가서 학교 곳곳을 가볍게 둘러 보았다.
예비 중학생이 된 쌍두이 딸들과 친구들배정된 중학교 예비소집에 가서 학교 곳곳을 가볍게 둘러 보았다. ⓒ 이성한

어제(2/4) 아이들을 데리고 배정받은 중학교에 예비소집을 다녀왔습니다. 우리 애들과 같이 배정된 아이들이 개미떼처럼 우루루 교문을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나는 운동장 곳곳에 모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파릇파릇한 아이들을 멀찌감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의 모습에는 며칠 앞으로 닥칠 중학교 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약간의 긴장, 그리고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웅성웅성 섞여 있었습니다.

 

중학교 예비소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새 우리 애들이 참 많이 자랐구나!’

‘헐!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내 나이도 40중반이 됐네. 쩝...’ 

덧붙이는 글 | 지난 2월4일 딸내미들과 중학교 에비소집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중학교배정통지서#중학교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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