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월 25일, 본격적인 설 명절이 시작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렵고 힘든 발길이지만 고향을 향해 계속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몇몇 시민들은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용산참사가 발생한 현장을 지키고 있다.
 
내가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그곳에 있던 시민들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다. 모닥불에서 타고 남은 재들을 쓸어 담는시민, 재를 모아다가 다른 지정 장소에 버리는 시민 등 다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참사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오늘(25일) 있을 행사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었다. 각 단체에서 자신들의 색깔을 맞추어 나름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시선을 돌려 추모제단을 보았다. 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으며 방명록도 있었다. 한 방명록에는 '산자의 부끄러움으로 당신들의 고귀한 죽음을 추모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A씨는 "서울에서 명절을 보내는 만큼, 최대한 여기에서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모닥불이 다시 피워지자 시민들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였다. 한 사람은 20일 벌어진 참사를 본 외국인들의 반응을 말하며 "어찌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느냐?"라고 개탄을 하였다. 그러면서 "2%만 생각하는 정부에 대해서 단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고 눈이 간간히 내리기도 하였지만 모두들 스스로 제 할 일을 하였다. 한편에서는 오늘과 내일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있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존중을 이야기 하면서 "다양성을 존중 받는 사회를 보고싶다"고 의견을 피력 하였다.

 

오후 6시 즈음해서 현장에서 준비한 오뎅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부는 강 추위 속에서 마련된 오뎅은 순식간에 절반 이상이 동났다.

 

 

저녁 7시가 가까워 지자, 오늘 문화제를 알리는 음악이 들리면서 적은 숫자이지만 시민들이 현장에 모이기 시작하였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관심이 있는지 조금씩 문화제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모두가 고향을 향해 떠난 설날, 이곳 용산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


태그:#용산참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