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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이 왼손을 때리고

왼손이 오른손을 꾸짖고

멍 들어가는 가슴 같은

늦은 밤의 환청에 귀 기울이다

불을 켠 채 잠든 밤

밤이 나를 불렀다

밤 사이 내리는 눈이 나를 불렀다

밤이 오고 있었다

밤이 눈이 되어 오고 있었다

까만 밤이 하얀 눈이 되어 오고 있었다

눈 내리는 밤

눈이 뒤섞인 밤

밤이 뒤섞인 눈

밤과 눈이 하나가 되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횃불처럼 달려드는 하얀 눈보라

어둠속에서 나부끼는 눈의 입자들이

나의 환청놀이를 씻어주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김선영 기자는 서울예술대학에서 오규원 선생과 홍신선 선생에게 시창작을 배웠으며,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눈,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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