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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윷놀이. 설날을 전후한 대표적인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윷놀이. 설날을 전후한 대표적인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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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하는 날이다. 그 다음엔…. 가족끼리, 친구끼리 화투로 고스톱이나 할까? 아니면 ‘방콕’하면서 구들장에 몸을 맡기고 설 특선영화나 볼까? 아이들은 컴퓨터게임이나 하라고 하지?

아니다. 설날 ‘방콕’을 한다는 건 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시간도 너무 아깝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끼리라면 더더욱 그렇다. 문밖으로 나가보자. 아이들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 민속놀이를 함께 체험해 보자. 전통과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장은 여러 군데 있다. ‘방콕’으로 풀리지 않을 피로가 민속놀이 한두 시간으로 훌훌 떨쳐질 것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설날과 정월대보름을 새해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뜻 깊은 날로 여겨왔다. 지신밟기, 당산제 등 이때 행해지는 세시 풍속놀이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저마다 고유한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이 놀이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삶의 애환이 서려 있다. 한 해의 번영과 가족, 이웃간 복을 비는 간절한 마음도 녹아 있다.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남도에선 다채로운 세시 풍속놀이가 펼쳐진다. 합동세배, 지신밟기, 윷놀이, 당산제, 연날리기 등등. 세시 풍속놀이 체험은 설날의 의미도 되새기면서 가족나들이까지 겸할 수 있어서 좋다. 고향에서의 값진 추억도 만들 수 있어 더 좋다.

 널뛰기. 윷놀이와 함께 대표적인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널뛰기. 윷놀이와 함께 대표적인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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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 풍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전남농업박물관(영암군 삼호읍)이다. 여기서는 25일부터 오는 2월 8일까지 박물관 야외전시장과 체험관에서 전통 민속놀이 체험마당을 운영한다. 이 마당에선 승경도놀이, 투호놀이, 널뛰기, 굴렁쇠 굴리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연 날리기, 줄다리기, 그네뛰기, 윷놀이, 자치기, 새끼줄 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정월대보름인 9일에는 달집태우기, 쥐불놀이를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전시실도 볼 만하다. 제1전시실은 선사·역사시대의 농경과 봄·여름농사를 주제로 한 갖가지 도구와 유물, 그림, 모형 등이 배치돼 있다. 제2전시실은 가을 농사와 겨우살이 모습, 농산제조 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뜰에는 목장승, 허수아비, 솟대, 돌탑, 원두막, 물레방아, 디딜방아, 뒤주, 장독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마치 옛날 고향집처럼 정겹다. 가족과 함께 다양한 놀이문화를 체험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기에 제격이다. 설 연휴기간 한복을 입은 관람객에겐 무료입장 혜택도 주어진다.

 굴렁쇠 굴리기. 송학민속체험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 가운데 하나다.
 굴렁쇠 굴리기. 송학민속체험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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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민속체험박물관(담양군 금성면)은 민속놀이 거리가 지천이다. 여기서도 투호놀이, 널뛰기, 굴렁쇠 굴리기, 줄다리기, 윷놀이 등 갖가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형 비눗방울 만들기, 붕어빵 굽기, 띠기(뽑기) 체험 등도 재미를 더해준다.

박물관 전시품도 모두 손으로 만져보고 두드려볼 수 있다. 일반적인 박물관과 달리 유리관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이 입었던 옷을 입고 대감모와 삿갓도 써볼 수 있다. 목판 인쇄도 경험할 수 있다.

재현된 1960∼1970년대 초등학교 교실에선 당시 교과서를 뒤적이며 지금의 책과 비교도 해볼 수 있다. 풍금 연주도 묘미를 더해준다. 박물관이라기보다 아이들의 놀이터에 다름 아니다. 부모들도 가난하고 불편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움으로 채색된다.

 합동세배.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전통이 살아있는 남도의 농촌에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미풍양속이다.
 합동세배.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전통이 살아있는 남도의 농촌에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미풍양속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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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대보름을 전후해 크고 작은 민속놀이 한마당도 지역별로 펼쳐진다. 목포에서는 24일 목포역광장과 목포여객선터미널 앞에서 극단 '갯돌' 주관으로 탈굿과 대동놀이, 마당놀이를 행한다. 청호시장 등 재래시장에선 지신밟기 등 민속놀이도 펼쳐진다.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선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동안 연 날리기, 복주머니 만들기 체험행사와 함께 복조리와 인절미·한과 나눠주기 행사가 마련된다.

이밖에도 순천시 황전면 봉덕마을에선 설날인 26일 마을 합동세배를 한다. 곡성군 목사동면 수곡마을에선 정월대보름날 솟대 세우기를, 함평군 월야면 달맞이공원에선 쥐불놀이 등 대보름 세시풍속행사가 펼쳐지는 등 전남도내 700여 곳에서 농악과 윷놀이, 널뛰기, 합동세배, 달집태우기, 당산제, 풍어제 등 세시 풍속놀이가 준비된다.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펼쳐지는 전남도립국악단의 토요 민속공연과 진도 운림산방의 토요 그림경매도 설 연휴와 상관없이 펼쳐져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향우들에게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날과 정월대보름을 전후한 세시 풍속놀이는 타향살이에 지친 귀성객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동심도 토실토실 여물고 설날에 얽힌 값진 추억 하나 만들어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세시 풍속놀이는 또 고향의 소중함과 함께 점차 사라져만 가는 우리네 공동체 정서와 문화를 회복하는데도 큰 몫을 할 것이다.

 달집태우기. 정월대보름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달집태우기. 정월대보름 세시 풍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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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불놀이. 옛날 대표적인 정월대보름 놀이 가운데 하나였다.
 쥐불놀이. 옛날 대표적인 정월대보름 놀이 가운데 하나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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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놀이#정월대보름#설날#윷놀이#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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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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