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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철 국회의원이 15일 대법원으로부터 상고심 기각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해 올 4월 재선거 최대 전장으로 부평을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 

부평을 지역에 박희태(71세·5선)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 전 의원 등을 비롯한 거물급 정치인 출마설이 중앙 언론 등을 통해 연이어 보도 되는 것에 대해, 부평지역 유권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평을 지역은 인천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GM대우 부평공장이 소재한 지역으로 전통적으로 노동자 서민 밀집 도시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인해 부평지역은 GM대우의 조업 중단에 이어 구조조정 후폭풍이 예상돼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다.

 

이런 부평에서 재선거와 관련, 정치권과 중앙 언론에 의한 일방적 거물급 정치인 출마설은 유권자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16일 <연합뉴스>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내일신문> <뉴시스> 등 중앙 언론은 부평을 재선가가 MB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며, 대부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 전 의원, 김덕룡 국민통합 특보 등을 거론했다. 

 

또한 <인천일보> <인천신문> 등 인천지역 언론사들도 지역과 중앙 정치인의 각축장이 예고된다면서 박희태 대표, 정동영,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등을 거론하며, 빅 매치 대결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박희태 출마설 등 "'빅매치' 웃기는 소리다"

 

재선거 언론보도에 대해 부평지역 한나라당 당원들과 유권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나라당 소속 A지방의원은 "당적을 갖고 10년 이상 활동한 우리들도 모르는 내용이 언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보도되는 것에 대해 당원들도 어안이 벙벙할 정도"라며, "거물급인 박희태 대표의 출마는 일부 당원들조차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20년 째 한나라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이 아무개씨도 "불법 선거로 인해 재선거를 하는 마당에 지역 민의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중앙 거물급 정치인이 거론되는 것은 중앙 집중적 정치 시스템에 익숙한 한나라당의 고질적 병폐"라며, "낙하산 공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씨는 "부평 경제의 기둥인 GM대우이 저렇게 힘든데, 부평 주민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한 인물이 공천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부평 유권자 김상태(43세)씨도 "경남에서 20년간 금배지를 달아 온 양반과 전북에서 재선된 사람이 갑자기 부평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가 정착된 현실을 모르는 구태의연한 발상"이라며, "부평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일표 의원(납구갑)도 "지역 유권자의 의견은 당연한 것으로 최소한의 지역 연고나 지지를 받는 사람이 출마하는 것이 맞다"면서, "인천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최대한 지역에서 인물을 찾으면 좋은 해답이 나올 것이고, 언론에서 너무 앞서 가는 거 같다"고 밝혔다.

 

민의 대변자 필요 ... 한나라당 반성 선행

 

부평을 재선거와 관련,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한나라당의 공식적 반성이 먼저 필요하며, 중앙에 의한 낙하산 공천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 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지역 민의를 대변하는 지역구 의원을 뽑는 선거에 중앙 거물급 정치인이 거론되고 언론에 의해 간보기 식으로 '빅매치' 등으로 보도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한나라당은 불법 타락 선거로 재선거를 하는 만큼 먼저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하며, 지연 민의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참신한 정치인을 공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 정치에 의한 이해득실로 낙하산 공천을 감행한다면, 시민단체가 중심 된 지역 유권자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에 해당 된다"고 덧붙였다.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도 "돈으로 타락 선거를 하다 의원직을 상실한 만큼 한나라당의 반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GM대우 문제를 비롯해 인천과 부평지역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정치인을 각 당은 공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립인천대학교 이준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구본철 의원과 관련된 후속 보도는 중앙 집중적 언론과 정치 시스템이 갖고 있는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역 민심이 전혀 확인·반영되지 않는 언론보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부평을 재선거는 대우 자동차를 비롯한 현 대한민국의 경제적 어려움과 MB정권에 대한 중간심판 과정으로 해석이 될 수 있지만,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록 상향식 공천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낙하산 공천이 거론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의를 대변하는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 과도한 정치적 해석과 대립은 오히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면서, "부정선거로 재선거하는 마당에 낙하산공천까지 이뤄지는 것은 인천과 부평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편, 구본철 의원이 15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4월 29일 재선거 지역은 인천 부평을, 경북 경주, 전북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4곳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8곳이 국회의원 본인과 선거관계자의 재판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놓여 있어 재보선 선거구는 최대 12곳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행 선거법상 3월 31일까지 대법원 형이 확정되면 4월 재보선 실시가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구본철, #박희태 대표, #정동영, #재선거, #부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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