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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를 알게되면서 '오기만'이란 낯선 이름을 심심찮게 접하게 됐습니다. 오연호 대표는 알겠는데 오기만은 누구야? 성이 같으니 어떤 긴밀한 관계가 있는걸까? 아뿔사! 저의 무지. '오기만'은 사람 이름이 아닌, '오마이뉴스 기자만들기 학교'의 줄임말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들락거리던 지난 여름, 그 '오기만'에 대한 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마침 전혀 모르고 살았던 시민기자의 세상을 슬슬 맛보기 시작했거든요. 확 마음이 혹했습니다.

마치 일기 쓰듯, 편지 쓰듯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글이 과연 기사로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부족한 글을 독자들에게 ‘기자’로서, ‘기사’란 이름으로 내보인다는 사실이 무언가 허전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시민기자로서 기사쓰기는 정말 재밌지만 기사 쓰기 실력은 부족하고, ‘기자만들기 학교'를 수강하고 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 담긴 물음표들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생각은 거기까지. 저는 언론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 내가 뭐 굳이 이런 교육까지 받을 필요가 있을까. 가면 언론인 지망생들만 가득할텐데, 고작 병아리 시민기자인 내가 교육 분위기에 적응이나 하려나. 게다가 2박3일 교육에 수업료는 25만원! 하루에 10만원 꼴. 결심이 쉽지 않더군요. 결국 부풀던 마음을 가라앉힌 채 끝난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늦가을, 또다시 오마이뉴스에 ‘기자만들기 학교’ 광고가 실렸더군요! 다시금 마음이 꿈틀거렸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교육 내용에 대한 정보부족과 30만원이라는 수강료. (당시 변변한 돈벌이도 없던 제게 30만원이란 솔직히 어마어마한 돈이었답니다.)

물론 세상의 가치를 그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음을 앎에도, 그러므로 강의가 큰 배움의 기회를 준다면 1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어떠냐 싶으면서도, 큰 망설임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의미야 있겠지만, 이 ‘기자만들기 학교’가 과연 나의 돈과 2박3일을 투자할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고민 끝에 결국 수강을 결정했고, 결과는 솔직히 아주 만족입니다.

제가 그러했듯, ‘기자만들기 학교’ 수강을 고민중인 분들이 분명 계실거예요. 수업의 분위기가 어떨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어떤 사람들이 모일지 등등 궁금증은 떠오르는데 막상 답을 찾을 순 없죠. '기자만들기 학교'의 수강생으로서, 고민중인 분들의 궁금증 해소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이 글을 남깁니다.

지난 11월 21일~23일, ‘오연호의 기자만들기 학교 26기’ 과정을 수료한 저의 입으로 직접 겪은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기자만들기 학교' 교육 프로그램

강화도 폐교를 되살려 만든 오마이스쿨. 폐교를 개조한만큼 겉보기엔 낡아보이지만 내부는 최신시설로 깔끔하게 꾸려져있습니다. 냉난방시설, 샤워실, 컴퓨터실 등이 잘 갖춰져 있더군요.
 강화도 폐교를 되살려 만든 오마이스쿨. 폐교를 개조한만큼 겉보기엔 낡아보이지만 내부는 최신시설로 깔끔하게 꾸려져있습니다. 냉난방시설, 샤워실, 컴퓨터실 등이 잘 갖춰져 있더군요.
ⓒ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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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교육일정간 빡빡하게 채워진 교육프로그램들을 나름대로 분류해봤습니다. 크게 <기사쓰기, 기자와의 대화, 언론계 현황, 배경지식, 토론, 실습>으로 나누어봤어요. 각 분류별 세세한 교육항목과 저의 간단한 소감을 아래 써놨습니다. 

기사쓰기 (창의적 만남, 창의적 글쓰기 / 기사기획 방법, 기사문장-기사구성의 기본 / 현장 취재의 이론과 실제 / 현장 취재 기사 쓰기 모범 사례 / 인터뷰의 이론과 실제 / 인터뷰 기사 쓰기의 5가지 방식)
*오연호 대표 및 현직기자들로부터 기사쓰기의 이론을 배웠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의 이론교육일 수 있으나 기사쓰기의 핵심 뼈대를 배울 수 있었고, 교육 후 기사를 쓰는 데 실제로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주었습니다.

기자와의 대화 (사회부-스포츠부-국제부 기자의 세계 / 시사주간지 기자의 맛과 블로거의 맛 / 포털에도 저널리즘이 있다)
*한겨레 김순배 기자, 독설닷컴을 운영중인 시사인 고재열 기자, 김태형 다음 아고라 팀장 즉 일간지-주간지 및 블로그-포털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기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자분들과의 이야기는 수업으로만 그치지 않고 깊은 밤의 막걸리 토론장으로도 이어져 아주 매력있었답니다. 

언론계 현황 (글로벌언론의 어젠다셋팅에서 배운다 / 올해 신문·방송사 채용시험의 경향 / 자기소개서의 달인을 만나다)

배경지식 (기사쓰기와 명예훼손 / 디카와 포토샵의 기본 / <슈퍼자본주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미래  / <부동산과 계급사회>: 왜 내 집은 없을까?)
*<부동산 계급사회>는 저자 손낙구 선생님이 직접 강독을 해주셔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론(나는 왜 직업기자가 되려고 하는가 / 선배 기자들은 정말 행복을 만난 것일까?)
*2박3일의 두 밤은 그냥 조용히 지나가지 않습니다. 야식 및 막걸리를 곁들여 오연호 대표 및 현역기자분들과, 그리고 수강생들끼리 이런저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술은 아무런 강요없이 주량껏.

실습(인터뷰 실습 / 현장취재, 인터뷰 개별기사 실습 / 기사작성 개별-상호평가,종합평가)
*빨리 기사를 못쓰는 저는 막걸리 토론회의 피곤함에도 새벽부터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었죠. 피곤했지만 의욕이 솟았습니다. 개별기사 작성 후 오연호 선생님에게 1:1첨삭을 받습니다.

수업 분위기, 수강생, 수업만족도

교육프로그램은 위와 같고요 이제 수업 분위기, 수강생, 수업만족도 등에 대해 말씀을 드려볼게요.

2박3일이란 시간. 그 안에 다 담기엔 참 많은 교육프로그램. 그래서 '기자만들기 학교'의 시간표는 상당히 빡빡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수업, 수업, 수업. 하지만 기사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다양한 강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인지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분위기는 늘 살아있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수강생들이 함께 운동하고 회식을 곁들인 토론을 한 것도 수업의 활력을 유지시켜줬겠네요.

제가 속했던 기수에는 총 26명의 수강생이 있었습니다. 연령대는 2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다양했고 20대의 대학생이 절반이었죠. 수강생들의 기자지망생/현역기자와 타 직업군의 비율은 거의 반반이었습니다.

저는 거의 기자지망생/현역기자가 수강생의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신기하더군요. 좀 더 객관적인 정보제공을 위해 수강생중 기자지망생/ 현역기자 4명과 타 직업군 4명에게 설문을 받았습니다.

기자지망생/기자 4명과 타직업군 종사자 4명에게 물었습니다. 답변은 4명의 평가점수를 평균낸 수치입니다.
 기자지망생/기자 4명과 타직업군 종사자 4명에게 물었습니다. 답변은 4명의 평가점수를 평균낸 수치입니다.
ⓒ 이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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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각각 4명으로부터 도출한 결과이기에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설문결과 교육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나 '기자지망생/기자'들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이네요.

'타 직업군 종사자'들의 직업은 기업PR 업무자가 많았고 그외 사회복지사, 시민단체활동가, 여행사 종사자, 무직 등 아주 다양했습니다. '기자'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에도 교육을 신청한 동기로는 글쓰기 실력향상을 위함이란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언론인이 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단지 시민기자 활동이 정말 즐거웠고 평생 시민기자로 살기위해 교육을 신청했었죠. 저와 같은 동기로 '기자만들기 학교'에 오신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저는 교육을 통해 평생 시민기자로 살아가겠다는 의욕과 자신감이 더 강해졌답니다. 굳이 직업 언론인의 길을 꿈꾸지 않는 분들이 오셔도 충분히 유익한 배움과 만남을 얻어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기자만들기 학교'는 개강은 있으되 종강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2박3일 교육을 마친 2주 후에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연호 대표와 기사평가 모임을 가졌었답니다. 기사쓰기 및 평가모임은 희망자에 한해 계속해서 시행된다고 하고, 기수별로 공동취재도 이어진다고 합니다.

요즘 다시금 '오연호의 기자만들기 학교 27기' 수강생을 모집중이더군요. 이번 교육의 프로그램을 보니 기사쓰기 '실전' 위주인 것 같습니다. 기자만들기 학교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고 한 편의 두근거림을 안고 고민에 빠지신 분들. 그 분들의 판단에 저의 경험담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태그:#오기만, #오마이스쿨, #기자 만들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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