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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이른바 'MB악법' 강행처리 움직임에 대한 수원시민사회의 분노가 마침내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이 문제의 법안을 발의하거나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산인권센터·수원여성회·수원환경운동연합 등 수원지역 3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원시민대책회의' 회원들은 5일 수원시 송죽동 박종희 의원 사무소 앞에서 'MB악법 강행 및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지역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경찰이 가로막고 있는 박 의원 사무소 건물 앞에 '민생파탄 민주주의 밀살 MB악법, 한나라당은 역사의 쓰레기다'라고 쓴 펼침막을 세우고 "남경필 박종희 정미경은 유권자의 분노를 들어라", "민의 배신 한나라당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야당과 시민사회가 'MB악법'으로 규정한 문제의 법안 발의 등과 관련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한나라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국회는 MB악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한나라당에 의해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가난한 삶을 외면한 채 일부 재벌과 부자들을 위한 법안을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심의조차 없이 밀어붙이려 한다"고 규탄했다.

 

특히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해 금산분리완화법·신문방송법·정보통신관련법·국정원법·집시법 등은 국민들의 삶에 직접 관련 있는 민생법안과 민주주의 관련 법안들"이라면서 "이를 소수 부자들과 권력자들을 위해 뜯어고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이번 회기 내에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법안들이 다수당이라는 이름으로 뻔뻔하게 국회 안에서 논의되는 자체가 독재이고, 폭력이며 야만"이라며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소속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박종희 정미경 남경필 의원 등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은 유권자인 시민들의 민의조차 외면한 채 국회에서 국민을 배신하는 악법의 발의자들로 이름을 새기고 있다"면서 "천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박종희 의원은 재벌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미경 의원 역시 '사이버 모욕죄'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과 신문사와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방송법·신문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을 공동 발의한 상태다.

 

이날 회견에서 박진 집행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지금 한나라당이 하는 짓은 재벌과 뉴라이트, 강남 땅부자만 잘 살수 있게 하고, 수십 년간 투쟁해 이룩한 민주주의를 끝장내려고 한다"면서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집회시위 때 마스크를 쓰면 처벌하는 집시법과 사이버모욕죄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 국정원법 개정 등은 민주주의 말살 법안들로,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고 직권상정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면서 "지역에서부터 나쁜 국회의원들을 몰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인수 전교조 수원초등지회 사무국장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MBC를 민영화해 재벌에게 넘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MBC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MBC를 지키려는 것은 <중앙일보>나 예전의 '땡전 뉴스'처럼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MB악법을 막기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역주민들의 힘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정치행태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항의서한을 박종희 의원 사무소 측에 전달했다. 박 의원 사무소의 고민종 사무국장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사무실을 방문하겠다고 알리자, 직접 회견장을 찾아와 항의서한을 건네 받고 "꼭 박 의원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수원시민대책회의는 한나라당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날부터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8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한나라당 경기도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한 정미경·남경필 의원 사무소 앞에서도 규탄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태그:#한나라당, #MB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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