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충남 홍성·예산) 총재가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설 것을 주문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에 대해서는 내년으로 넘겨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총재는 30일 KBS1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지금 국회는 꽉 막힌 터널 안에 갇혀 있다,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여당의 쟁점법안 처리를 저지한다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고, 한나라당은 속전속결을 외치면서 연내 강행처리를 다짐하고 있다"면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여기에서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한나라당에게는 "지난 18일, 외통위에서의 불법적인 강행처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쟁점법안에 대한 일방적인 연내 강행처리 방침을 거두어 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에게는 "망치와 전기톱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하루 빨리 국회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연내 강행처리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를 푸는 것이 각자 지는 것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은 서로가 이기는 길"이라며 "왜냐하면 국민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이 총재는 또 양당에 "긴급하고 민생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헌재로부터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받아 법 개정이나 새 입법이 시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한다"면서 "그밖에 불요불급하거나 아직은 연구검토가 덜 되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 또는 심각하게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 등은 내년으로 넘겨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끝으로 "여야모두 더 이상 국회를 국민의 지탄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지 말아 달라"면서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