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세월 빠릅니다. 수많은 일들로 얽혀졌던 지난 한 해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쉬움이 컸던 만큼 사려야할 꼬리도 많네요. 무언가 부족하고, 어딘가 뒤미쳤다고 여겨지는 일들에 사족(蛇足)을 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애써 허튼 일에 욕심 부려가며 산 것도 아닌데 마땅히 ‘이것이다’고 자신할 만한 알맹이가 드뭅니다. 물론 사는 게 그런 것이라고 묻어 넘기면 그만이겠지만 말에요.  

 

철인 소크라테스는 ‘반성 없는 생활은 살 가치가 없다’고 갈파했습니다. 진지한 성찰은 깊고 심오한 각성을 일깨워준다는 뜻이겠지요. 겸허한 마음으로 한 해를 돌이켜 봅니다. 숙연한 자세로 자아를 성찰하고, 스스로의 잘잘못을 힐문해 봅니다. 한 해 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는지. 한 해 동안 무엇을 일궈 놓았는지. 얼마나 아름답게 사랑했는지를.

 

누구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은 야무지게 닦습니다. 그러나 남의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은 어렵고, 사뭇 부끄러운 얼루기가 드러납니다. 나의 일이나 남의 일이나, 큰일이나 작은 일이나 마찬가지로 내가 정성을 다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스스로 압니다. 방심(放心)과 만심(慢心), 교심(驕心)으로 함부로 했던 일, 자잘하게 낯부끄러워지는 일들이 한둘 아닙니다.

 

반성 없는 생활은 살 가치가 없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조그만 일에 쉽사리 얼굴 붉혔고, 나를 제어하지 못해 빚어졌던 이기심과 좀더 가지려고 바동댔던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웠습니다. 분수를 망각하며 남을 헐뜯는 일이 많았습니다. 부허(浮虛)와 탐욕(貪慾)을 일삼았으며, 몰지각한 행동을 숱하게 반복했습니다. 때문에 안타까운 후회로 손을 부비며 애틋한 마음을 사려봅니다.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게 없는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천명을 눈앞에 둔 저의 처지가 그러합니다. 열심히 일하며, 애써 일깨우고, 좋게 살아야 하는데도 불성실한 삶으로 점철했다는 후회로 치달으면 그저 허망할 따름입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다 그런 것이라고 애써 자위해보지만 헛헛한 마음입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요.

                                               

그러나 참다운 인생은 권태와 방만으로 쉽게 함몰되는 무위도식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자아실현을 위한 분투노력하는 과정이 따라야 합니다. 또한 가치창조를 위한 각고면려(刻苦勉勵)의 도정(道程)이 있어야 합니다. 목표달성을 위한 악전고투할 수 있는 도장(道場)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풍겨낼 수 있습니다.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삶에 보람은 창조에 있고, 몰입에 있으며, 열중과 노력 속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무언가 이루어 내겠다고 결단의 의지를 갖는 삶은 든든합니다. 사랑도 마찬가집니다. 부단하게 열중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합니다. 크고 값진 보답을 얻어내지 못할지라도 그에 따르는 삶의 희열은 큽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습니까?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무엇을 이뤘느냐를 따져 옥석(玉石)을 가려내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반추(反芻)하면서 새롭게 맞을 한 해를 야무지게 꾸려야겠습니다. 사는 세상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힘냅시다. 다들 열심히 사셨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해맞이, #송구영신, #반추, #각고면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