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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만안초교, 인조잔데 운동자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다.
 안양 만안초교, 인조잔데 운동자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다.
ⓒ 안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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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인지! 아집인지!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기필코 해야겠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유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 조성 사업에 안양시가 또다시 예산 6억원을 편성했다. 안양시 체육청소년과는 2009년 학교 인조잔디 조성 사업에 예산 6억원을 편성, 안양 호계중학교와 신성고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안양시는 나눔초등학교와 샘모루초등학교, 안양중학교와 만안초등학교 인조잔디 조성 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그 중 만안초등학교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조성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12월 11일, 만안초등학교 인조 잔디 운동장 개장식 자리에서 안양시 이필운 시장이 한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장은 개장식 인사말에서 "어린이들에게 새로 조성된 인조잔디를 벗 삼아 마음껏 뛰놀고 체력을 키워 훌륭한 안양을 빛내는 인물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제가 있다. 발언도 문제지만 발언 속에 녹아 있는 이 시장 환경 마인드가 더 큰 문제다. 도심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발언이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로 조성된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체력을 키우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더군다나 인조잔디를 벗 삼아서.

인조잔디에 어떤 유해 성분이 있는지를 따지기 이전에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이 더 유익한지를. 화학재료로 만들어진 고무제품이 유익할까? 아니면 천연재료인 흙과 모래가 유익할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후자다. 화학 재료로 만들어진 고무와 플라스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도심은 이미 콘크리트와 고무, 플라스틱 등으로 뒤덮인 지 오래다. 그나마 흙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학교 운동장 정도였다. 그 공간마저 인조잔디로 뒤덮어 버린 것이다. 이대로 인조 잔디 조성 사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일요일 날 배낭 메고 산에 올라야 흙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해성 논란 끊이지 않는데!

 만안초교 인조잔디 구장 개장식
 만안초교 인조잔디 구장 개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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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잔디 유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 7월 16일, 과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과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육아협동조합은 과천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문원초등학교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을 반대하는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문원초등학교는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을 즉각 백지화하고 과천시와 시의회는 인조잔디운동장 사업비 지원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유는 물론 인조 잔디 유해성 때문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유해물질이 나올 수도 있고, 넘어질 경우 화상 위험 등 아이들의 건강 문제가 걸렸는데도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즉각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제주도에서는 지난 12월10일 열린 제255회 도의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유해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시 양대성 의원은 "지난해 교육과학부가 학교 인조잔디구장 발암물질 검사 결과 43개교에서 뇌손상을 일으키는 성분 등이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조잔디는 축구전용구장에 하는 것이지 학교에 조성하는 사례는 선진국에도 없다. 과학적으로 검증하지 않으면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종훈 위원장도 "프랑스에서는 축구장 인조잔디를 다 걷어내고 처리하지 못해 아프리카에 수출하고 있다"며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지원하려는 제주시를 비판했다. 

유해성 논란은 안양에서도 일어났다.  심규순(민주당) 안양시 의원은 지난 2007년 <안양시민신문> 손병학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07년 전국 176개 학교 인조잔디구장 중 24.4%인 43개교에서 납이나 벤조피렌, 벤젠계열의 화합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고 안양시 교육청에서 실시 설계한 나눔초교 인조잔디구장에서도 세 가지 이상의 중금속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샘모루 초교에서는 기준은 안 넘더라도 미량의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안다"며 "학교 내 인조 잔디 운동장이 해당 학교 관할이지만 시가 지속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을 통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 된다"고 말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 운동장을 인조 잔디로 조성하는 일은 유해성 논란을 비롯한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어째서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각계각층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단순히 보기 좋다는 이유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시원한 대답을 듣고 싶다. 혹시, 단순히 보기 좋아서 하는 사업이라면 빨리 그만두는 것이 좋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에도 보냈습니다.



#인조잔디#안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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