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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은 여세를 몰아 금주 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은 예산안 파행처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한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두 당 모두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 모드다.

 

이미 ▲한나라당 및 국회의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이한구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 ▲예결위의 상임위화를 대화 조건으로 내세운 민주당은 16일 이한구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으로 이 위원장 사퇴 압박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한구 위원장에 대해 회의공개 원칙 위배, 합의원칙 위배, 소위위원 심의권 박탈, 권력남용, 직무유기, 청렴의무 위배 등의 사유로 징계를 요구했다.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논란이 된 이른바 '이한구 실종'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위원장이 SOC 예산 삭감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 사항을 거부하고, 12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11시간 동안 잠적해 계수조정소위를 열지 않음으로써 예결위원들의 심의권을 박탈하면서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는 것.

 

또 이 위원장이 어딘가에서 작성해 온 예산안 계수 조정안을 소위에 상정하고 이를 토대로 급하게 계수조정 심사를 한 것은 '회의공개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징계 요구의 주된 사유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윤리위 제소와 함께 김형오 국회의장의 감세법안 직권상정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찾았으나 의장을 만나지는 못 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직후 국회의장실을 방문하기도 했으나, 국회의장이 외부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워 항의를 전달하지 못했다. 원 원내대표는 "내일 아침부터 무기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MB표 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각 상임위 보이콧은 물론, 법안들의 상임위 통과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정세균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구성원 하나하나 서로 격려하고 힘이 돼줘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예산안 파행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조치는 당분간은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한구 위원장 등에 대한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화에 불응하는 것이 현재 입장"이라며 "우리는 한나라당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금주 내 한미FTA 비준안 외통위 상정, 질서유지권 발동"

 

민주당이 강경자세로 나옴에도 한나라당은 이에 아랑곳 않는듯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시작으로 해서 'MB표 법안'들의 신속한 처리를 다짐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되지 않는다'는 법의 일반 원칙처럼 일하는 자만이 국회를 운영할 자격이 있다"며 예산 단독처리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예산처리를 하면서 민주당 몫으로 4500억원을 통째로 줬고, 지역구 사업을 하도록 예결위 과정에서 다 협의를 했다고 한다"며 "국민들이 내부 사정을 모른다고 해서 정치 쇼를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민주당의 강경대응을 폄하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회의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든 상임위에 대해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법안 통과 절차를 강행할 것을 요청했다. 야당의 회의장 점거 등 물리적 저지 행위가 일어날 경우에는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서라도 상임위 처리를 끝내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반대하고 있는 한미FTA 비준 동의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이번 주중에 보완대책이 발표되는 즉시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박진 외교통상위원장은 "금주 내에 상정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이 전체회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비준 동의안을) 18일 상정하겠다는 뜻을 여야 간사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정안전위원회와 외교통상위원회의 공청회는 민주당 의원의 불참 속에 그대로 진행됐지만. 정무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 국토해양위원회 청원심사소위는 이날 오전까지 열리지 못했고, 교육과학위원회는 전체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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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법안 국회, #예산안, #이한구, #한미FTA비준안, #이명박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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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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