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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2일 저녁 7시 50분]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자료사진)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자료사진) ⓒ 유성호
12일 서울시 구로구 궁동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대정신' 안병직(전 서울대 교수) 이사장의 역사특강이 다음카페 회원들의 저지 시위로 시간과 장소를 바꿔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이 학교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정치경제사 특강'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음카페 '민족반역자처단협회(민처협)' 소속 회원 20여명이 아침 일찍부터 저지 시위를 벌이자 학교 측은 10시 30분께 소강당으로 장소를 옮겨 특강을 진행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교실에서 TV를 통해 안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민처협 회원들은 오전 7시40분부터 서서울생활과학고 강당 앞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패널을 전시하고,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인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줬다. 몇몇 회원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역사특강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민처협 회원들이 역사특강을 막기 위해 시위를 벌이자 학교 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을 불렀으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처협 회원들은 대강당에서 강연이 이뤄지지 않자 취소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오전 10시30분경 철수했다.

외부에는 "강연 취소"... 민처협 "뭐가 두려워 숨어 강의하나"

민처협 회원들이 철수하자 학교 측은 안 교수의 강연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학교측은 또 민처협 회원들의 저지 시위가 다시 벌어질 것을 우려한 듯 외부에는 "강연이 취소됐다"고 알렸다.

이 학교 관계자는 낮 12시 30분경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의 강연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측이 취소했느냐, 안 교수가 취소했느냐"는 물음에 "지금 회의중이라 전화 통화 할 수 없다, 1시간 뒤에 전화를 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1시간 뒤 다시 통화했지만, 그는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 역시 "안 교수의 특강이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후 5시5 0분께 학교측은 "안 교수의 강연이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애초 "강연이 취소됐다"고 말한 이 학교 관계자는 "취소됐다고 말한 적 없다"고 발뺌하며 말을 바꾸기도 했다.

안 이사장 측도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 안병직 교수가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정치경제사 특강'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고 알려왔다.

안 이사장의 역사특강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는 소식을 접한 민처협 회원들은 "뭐가 두려워 숨어서 강연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카페 '민처협' 운영진인 '쥐사냥꾼'(ID)은 "안 이사장은 뭐가 두려운지 한 번도 떳떳하게 역사특강을 하러온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역사특강을 하러 오면서도 우리를 보면 피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처협의 역사특강 반대 캠페인은 서울시교육청의 역사특강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민처협의 주 타깃은 안병직·장재원·홍관희 등 뉴라이트 관련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역사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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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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