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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부등본 보는 법
ⓒ 홍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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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를 할 때 예고등기가 돼 있는 부동산은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예고등기란 어떤 부동산에 조심해야할 특별한 사항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등기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일기예보'와 비슷하다.

내일 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면 기상센터에서 이런 사항을 미리 알려 국민들로 하여금 준비하고 대비하게 한다. 국민들이 받는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려는 목적에서다.

예고등기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어떤 부동산에 조심해야할 특이 사항이 있을 때 법원에서 부동산등기부에 그 사실을 기록해 일반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예고등기다.

예고등기를 무시하고 부동산거래를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이는 마치 기상센터에서 태풍이 분다고 예보했는데도 불구하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일이다.

그럼 예고등기가 도대체 뭣이기에 이처럼 주의하고 조심해야 할까? 예고등기란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이를 제3자에게 경고하기 위해 법원의 촉탁으로 행해지는 등기다.

예를 들어 등기부에 소유권에 관한 예고등기가 되어 있다고 해 보자. 이는 부동산의 소유권에 대해 분쟁(소송)이 있다는 말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소유권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서 현재로서는 누가 진짜 소유자인지 알 수 없고 재판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난다는 얘기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유비가 수도권에 집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이 직접 거주하지는 않고 형편이 어려운 친구 관우로 하여금 살도록 했다. 그런데 배은망덕한 관우가 부동산등기법을 악용해 무단히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고,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유비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법원에 소유권말소소송을 제기했다. 즉, 관우는 정당한 소유자가 아니므로 관우의 소유권을 말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경우 법원은 소유권에 관해 분쟁이 있음을 제3자에게 알리기 위해 등기부에 예고등기를 한다.

이런 와중에서 경매로 내 집 마련을 해볼까하는 생각에 법원을 찾았던 경매 초보자 장비가 이 주택이 마음에 들어 예고등기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찰했고 결국 낙찰 받았다.

마음에 드는 집을 낙찰 받은 장비는 드디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고 기뻐하지만 이것도 잠시 뿐이다. 나중에 재판 결과 유비가 승소하면 소유권은 다시 유비에게로 넘어가고 장비는 소유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만일 유비가 패소하고 관우가 승소하면 장비는 소유권을 잃지 않는다.) 경매초보자는 예고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는 절대로 입찰해서는 안 된다.

예고등기가 위험하기는 일반 매매도 마찬가지다. 위의 예에서 예고등기가 되어 있는 주택을 관우와 장비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관우로부터 장비에게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고 하자. 나중에 재판이 이루어지고 법원이 유비를 진정한 소유자로 인정하면 관우의 소유권은 부정되고, 관우의 소유권이 부정되면 관우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장비도 소유권을 잃게 된다.

예고등기가 돼 있는 부동산은, 그 사정을 정확히 알지 않는 한, 일반 매매로든 경매로든 절대로 사지 말아야 한다.


#예고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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