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19혁명을 '데모'로 폄하한 영상물을 지난 10월 31일 전국 초중고에 내려 보낸 교과부가 초중고 교과 단원에 맞춰 가르치도록 동봉한 소책자에도 '4·19데모'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날 입수한 16쪽 분량의 교과부 소책자 '기적의 역사'를 보면 교과부는 "4·19 데모"란 제목을 붙인 뒤 '활용 교과 및 학년'이란 항목에 초등 6학년 2학기 사회 '1단원 우리나라의 민주정치'라고 적어놓는 것은 물론 중고교 국사, 사회과의 관련 단원도 제시해놓았다. 해당 단원을 가르칠 때 이 영상물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교과부 "영상물 그대로 인용"... 전교조, 자료 회수 촉구

 

교과부 교육과정기획과 관계자는 "4·19 데모라는 동영상은 1962년 대한뉴스 방영 당시 제목이 그대로 인용된 것"이라면서 "소책자 내용도 영상물 제목대로 안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좌편향 교과서 수정과 각 학교에 보낸 현대사 자료는 오비이락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교과부가 소책자에도 '데모'라고 적어놓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럴 정도라면 왜 영상물의 글자 제목을 고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 자료 일체를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도 "역사 교과서 수정 압력의 배경에는 이번 현대사 자료를 만든 정부와 교과부의 왜곡된 역사관이 그대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날 전국 초중고에 '4·19 혁명'에 대한 용어를 학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과정기획과는 역사교과서 수정작업 주무부서

 

한편 이 영상물과 소책자 등 자료를 펴낸 교과부의 교육과정기획과는 역사교과서 수정 작업 주무부서여서 좌편향 논란 역사 교과서의 수정에 앞서 이 자료를 미리 보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지난 10월 6일 "교과부가 교과서 개편에 앞서 '현대사 교육 수업자료'를 만들어 초·중·고교 수업에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내년 1학기 교과서가 수정되기 전까지 임시적으로 학교 교실에서 이 자료를 참고해 균형 잡힌 역사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교과부가 한쪽에서는 역사교과서를 좌편향으로 몰아붙이면서 다른 쪽으로는 정권의 의도에 맞춘 편향된 역사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8일자에서 교과부가 초중고에 배포한 현대사 영상물 '기적의 역사'가 4·19를 '데모'로 폄하하고 민주화운동과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뺀 채 청계천 복원을 부각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주요기사]
☞ 전 문화예술위원장 "문화부, '대통령실' 표기된 이력서로 인사 청탁"
☞ 도심에서 옥상텃밭 가꾸는 다섯 가지 비법
☞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되고도 공개되지 않는 방법은?
☞ 역사교사 "두렵다... '5.18'이 다시 '광주사태' 될까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교과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