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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가 주말 부부로 지낸지도 벌써 5개월이나 되었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집에 갔지요. 보통 수요일에 한번 가고, 주말에 한번 가고 하거든요. 어제는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 친정에 다녀온 아내를 마중나가 함께 들어갔습니다.

집에 가서 보니 장모님께서 오늘 아침 손수 따신 딸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충남 보령 간척지에서 키운 장인 어른 내외의 무농약 딸기는 평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지라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장모님께서 보내주신 딸기
 장모님께서 보내주신 딸기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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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애는 걷기 시작할 때부터 직접 딸기를 따먹을 정도로 딸기를 매우 좋아하지요. 아내가 씻어 준 딸기 앞에 부녀가 함께 앉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딸기를 아주 좋아하는 20개월 된 딸. 딸아이는 직접 딸기밭에서 따먹을 정도로 딸기를 좋아한다.
 딸기를 아주 좋아하는 20개월 된 딸. 딸아이는 직접 딸기밭에서 따먹을 정도로 딸기를 좋아한다.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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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역시..!! 그 맛이 예술입니다!!

혼자서 아이와 짐을 챙기느라 힘들었을 텐데, 딸기까지 가져온 아내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저도 뭔가 보답을 하고 싶었지요. 때마침 지난 주부터 딸아이가 좋아하는 메추리알 장조림을 하려 했던 아내의 계획이 떠올랐습니다. 생각 난 김에 바로 하자 싶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먼저, 냄비에 물을 약간 담았습니다. 그리고 간장을 섞었습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맛이 짤 정도로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마지막에 한참 간장을 졸여야 하기에 제 경험으로는 '간이 딱 좋다'할 정도에서 멈추는 게 좋더군요.

그 후, 어른이 먹을 때는 갖은 양념을 해도 괜찮습니다만 이건 20개월 짜리 아기가 먹는 거라 설탕 대신 약간의 요리당을 넣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자, 이제 미리 삶아 둔 메추리알을 넣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만 먹을 거라 한판 정도만 했습니다).

물이 막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춥니다. 가장 약한 불에 놓은 후는 슬슬 저어주며 한참을 졸여 줍니다.

다음 사진은 완성 후 냄비에 담긴 메추리알 모습입니다. 그릇에도 옮겨 보았네요. 어때요. 그럴 싸 한가요? ^.^;;

완성 후 그릇에 담은 메추리알 장조림
 완성 후 그릇에 담은 메추리알 장조림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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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씻고 나온 아내가 메추리알 장조림의 고소한 냄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저는 어깨가 으쓱 하여 그릇에 메추리알을 담아 보여 주었습니다. 색깔과 맛을 본 아내가 아주 좋다 칭찬을 해줍니다.

하하, 이 못난 사람. 그냥 미소 한번 날려주고, '오늘 고생 많았다' 하면 될 것을 거기에 또 우쭐하여 내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거드름을 피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아내의 칭찬 한마디에 꼼짝 못하는 어린애가 되어가나 봅니다. 역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인가요. 한 때, 카리스마로 잘 나갔다던 저도 여지 없이 무너지네요.

후덜덜, 무서운 우리 사모님.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딸기, #메추리알, #장조림, #장조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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