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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졌다. 수험생 본인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 신경이 온통 곤두서있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까지 왠지 모를 긴장감이 도는 날이다. 수능 날로부터 약 2주가 지났고 대학 입학 원서 접수가 다가오면서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이 남았다. 수많은 직업 중 특히 여자에게 훗날 안정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부모님들이 추천하는 희망 직업 1순위인 '교사'가 될 수 있는 교대와 사범대의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1년 전 수능을 치르고 같은 고민을 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진학한 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08학번 김찬미(20),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08학번 김다희(20) 학생을 만나 1학년을 보내며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인터뷰해보았다.

 

1. 대학 지원 동기는 무엇이었나

 

-김찬미 : 사회적 분위기가 결정적 역할을 한 듯 싶어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거란 자신이 없었기에 부모님의 권유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곳이니까. 수능이라는 현실도 있었지만 후에는 내 자신이 교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김다희 : 어릴 적 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2. 같은과 동기들의 대학 지원 계기는 무엇이었나.

 

-김찬미 : 저와 마찬가지로 수능 점수와 사회적 분위기 영향을 받아 진학한 동기들도 있는 것 같아요.

 

-김다희 : 솔직히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수능에서 평소 내신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지원한 동기들도 있긴 해요.

 

3. 진학을 했지만 아직도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까.

 

-김찬미 : 회의를 갖고 고민하는 친구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김다희 : 여기(사범대)에 온 게 잘 한 것일까, 12년동안 수능만을 바라본 것 처럼 오로지 4년동안 임용고사라는 단 하나의 길을 목표로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죠.

 

4. 진로에 대한 자신의 고민은?

 

-김찬미 : 교대는 1학년때부터 교생 실습을 하는데 실습을 다녀오고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김다희 : 가끔 임용고사만을 바라보는 생활이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그럴 땐 다른 길을 돌아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5.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는 교대와 사범대에 대한 편견은?

 

-김찬미 : 보통 교대생이라 하면 틀에 박혀 있고 융통성이 없는 정석적이고 고지식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성향이 없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정말 자유분방하고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피력할 수 있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들도 많아요. 저도 지금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선배님 말씀으로는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놀라시죠 (웃음).

 

-김다희 : 사실 학교의 프라이드가 사실에 비해서 너무 짙게 살아있는 경향이 있어요. 때문에 다른 단과대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일반적으로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보수적 이미지가 강해서 사범대생들끼리만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대학생들처럼 똑같이 놀기도 하고 다를게 하나도 없어요.

 

6. 교대, 사범대에 지원하려고 하는 수험생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무엇인가.

 

-김찬미 : 교사는 어린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큰 역할을 하는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단지 학교를 직장으로 생각하거나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선생님,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김다희 : 사범대의 임용고사는 교대보다 티오가 적어요. 그래서 경쟁률도 엄청나죠. 결국 동기간, 선후배간에도 경쟁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하는데 그것을 이겨내고 단 한가지 길을 정해 그 길만을 걸을 수 있는 확신이 있을 때 지원하는 것이 좋아요. 주위의 권유에 떠밀려, 그냥 안정적이니까- 라는 이유들로 결정하기엔 위험한 것 같아요.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교대, 사범대생이 되어 1년동안 직접 경험하고 느낀 학교 생활들을 들어보면서 우리가 늘 바라보던 고정적이고 보수적인 시선에서 물러나 단지 '교사'가 되기위해 준비하고 있을 뿐 평범한 여자 대학생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대학 초년생이지만 지금 진로 걱정을 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마음이 바로 일년 전 자신들의 모습과 똑같고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이들이기에 진심이 담긴 말들을 들려준 것이 아닐까.


#교대#사범대#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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