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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일요일 영암읍 일대에 연탄을 실은 트럭들이 시내를 누볐다. 영암읍내 독거노인과 저소득 장애인 가정에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 진행된 것이다. 영암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 장 한 장, 담을 넘머 따뜻한 사랑이 들어가고 있다.
 한 장 한 장, 담을 넘머 따뜻한 사랑이 들어가고 있다.
ⓒ 우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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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초 73회 동창모임, 영암에서 첫 연탄나눔

이번 연탄나눔 행사는 영암초등학교 73회 동창생들의 봉사활동 모임인 '칠삼회' 회원들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차가운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도움을 드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칠삼회 회원들은 몇 달 전부터 봉사활동을 준비해왔다. 정기모임과 술 자리의 고민 끝에 연탄지원이 결정되었다. 9월부터 연탄 사용 가정을 살피다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연탄을 지원해줄 후원자를 찾게 되었고, 칠삼회 회원인 필자는 '연탄나눔운동'을 소개해 주었다. 이번에 연탄을 후원해 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은 2004년부터 저소득 가정과 북녘 동포에게 매년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연탄나눔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다. 지난해만 277만3980장의 연탄을 1만1202가구에 지원해 주었다. 금액으로는 15억원이 넘는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길게 늘어선 줄 만큼 보람찬 하루였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길게 늘어선 줄 만큼 보람찬 하루였다.
ⓒ 우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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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삼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배(37, 영암읍)씨는 "처음엔 회비로 추진하다가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아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자원봉사를 모집하게 됐다"며 연탄나눔운동이 진행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더 많은 어르신들께 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칠삼회 회원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준비해왔다. 마을 이장님들의 협조를 얻어 연탄이 필요한 가정을 선정하고, 쌓아 놓을 공간을 사전에 살펴보았다. 또 더 많은 어르신들께 연탄을 드리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어 자원봉사자와 연탄 운반 트럭을 모집했다.

작은 힘 모아 함께 나누는 일, 이것이 행복이구나.
 작은 힘 모아 함께 나누는 일, 이것이 행복이구나.
ⓒ 우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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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공무원노조와 상록회 회원들도 함께 자원봉사

자원봉사 현수막을 보고 영암군 공무원노조와 상록회가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 당일 봉사활동에는 칠삼회 회원을 포함해 영암군 공무원노조 공무원 15명, 영암군 상록회 회원 15명 등 46명이 참여했다.

특히 영암읍 대신리에 거주하는 김정현(30)씨는 자원봉사 현수막을 보고 자신의 1톤 트럭을 끌고 홀로 참여하여 단체 소속 봉사자들로부터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김씨의 참석은 이번 봉사활동의 의미를 더욱 크게 하였다.

또 칠삼회 박내영(37, 삼호읍)씨는 자신의 중학생 딸과 함께 참가하여 봉사활동을 교육의 기회로 활용하기도 했다. 엄마와 딸이 함께 나르는 연탄은 더 따뜻해 보였다.

엄마 따라 나선 봉사활동.
 엄마 따라 나선 봉사활동.
ⓒ 우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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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나눔이 이어질수록 행복한 웃음이 계속되었다.
 연탄 나눔이 이어질수록 행복한 웃음이 계속되었다.
ⓒ 우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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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탄나눔운동으로 영암읍 회문리, 교동리, 춘양리에 거주하는 20세대에 370장씩 7400여장의 연탄이 지급되었다. 연탄 한 장 가격이 420~450원이라고 하니, 한 가구당 15만5400원이 지원된 것이다. 총액으로는 310만여 원이다.

금액으로는 환산이 가능하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사랑이 얼마인지 추측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자원봉사 참가자들이 느낀 기쁨과 보람은 그 몇 배일 것이다. 그저 연탄을 지원 받은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이 올해 겨울은 난방걱정 없이 따뜻하게 보내길 바랄 뿐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함께하여 사랑의 연탄으로 영암이 더 따뜻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시 구절이 새롭게 다가온다.


태그:#우승희, #연탄, #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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