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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에 설치된 목교.
 주남저수지에 설치된 목교.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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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왕국'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목교(나무다리)가 설치된 뒤부터 철새가 날아오지 않고 있다. 설치할 때부터 우려를 나타냈던 환경단체는 목교를 거둬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창원시는 날씨가 조금 더 추워질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길이 700m의 목교는 주남저수지 도입부에 설치되었는데, 동편저수지와 연결되는 수로 쪽에 있다. 창원시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주남저수지 탐방시설사업'을 벌였으며, 목교는 그 사업의 하나로 지난 10월 15일 완공되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 봄부터 각종 탐방시설들이 '오히려 철새를 쫓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 단체는 지난 7월 탐방시설 공사 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창원시에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수로목교와 관찰데크에 대해, 당시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에서 동판저수지, 양어장 부지 등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가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전체적으로 시설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주남저수지 일대를 둘러본 마창진환경연합은 목교가 설치된 뒤부터 철새가 날아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목교가 만들어지고 난 뒤 이곳에는 한 마리의 새도 날아들지 않고 있다"면서 "인간의 욕심이 새들을 그들의 터전에서 내쫒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무국장은 "지난해 이맘 때 쯤 이곳에는 오리떼 등이 날아왔으며, 평상시에도 새들이 많이 서식했다"면서 "서식지를 빼앗긴 새들이 저수지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면 개체간에 경쟁이 더 치열해 지고, 결국에는 새들이 오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 "새들은 없던 시설이 생기면 위협을 준다고 생각하며, 비행에도 장애를 주고, 사람들이 목교를 걸으면서 '딱딱' 소리를 내기 때문에 새들이 오지 않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목교만 걷어낸다면 이곳은 다시 새들의 터전이며 인간과 공생하는 상생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잘못 되어진 것을 바로잡는 용기와 결단이 지금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창원시 환경수도과 관계자는 "요즘 날씨가 추워지지 않다보니 목교 주변까지 겨울철새가 아직 오지 않고 있는데 조금 더 기다려 보자"면서 "목교 부위는 철새 서식지와 상관없는 수로변 지역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초 목교는 수로를 가로 지르는 형태로 계획했다가 환경단체에서 반발해 상호 협의해서 지금의 방향으로 설치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희자 사무국장은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창원시가 주남저수지에 각종 탐방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면서 "창원시가 예산을 마련해 놓고 집행해야 한다고 워낙 강조해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고, 당시 창원시는 추후 문제가 된다면 폐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지난 7월 창원시에 낸 의견서를 통해 목교뿐만 아니라 람사르문화관과 제방목도, 황토포장길, 낙조대, 화장실, 진입 계단 등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벌여 공사 후 변화된 주남저수지를 찾는 철새들의 문제점이 나타나면 보완․수정 작업을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14일~16일 사이 주남저수지에서 '제2회 철새축제'를 연다.


태그:#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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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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