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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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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7일 저녁 8시 45분]

"(재정부) 세제실장이 종부세 위헌소송과 관련해 헌법재판관을 접촉하고 일부 위헌 판결이 날 것이라 들었다"는 강만수 장관의 국회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과 재정부는 '강 장관의 말 실수'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민주당은 강경한 태도다.

재정부는 "세제실장이 헌재 수석연구관과 헌법연구관을 방문해 재정부 입장을 설명했을 뿐 헌법재판관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헌재관계자로부터도 재판결과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들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강 장관이 '위헌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재정부의 고문변호사와 전문가들의 자문의견을 보고한 것이 답변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도 "종부세 관련 언급은 없었다"면서 "강 장관이 헌재와 '접촉했다'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은 긴급의총을 통해 '강 장관 파면과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해 이날 대정부 질문은 중간에 파행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강 장관의 큰 실언으로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것은 죄송한 일이지만,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 내 강경파의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두 당은 이날 밤 긴급의총을 열어 대책을 논의했으며, 각당 원내대표들은 내일(7일) 오전에 회동할 계획이다.

[1신 기사보강 : 6일 저녁 7시 30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종합부동산세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이 일부 위헌으로 갈 것 같다고 들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종부세 위헌소송의 결론을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묻자 "헌재와 접촉해본 결과, 일부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종부세 세대별 합산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헌재에 압력을 넣었고, 헌재는 심리 진행 중인 사안의 관련 내용을 미리 외부에 흘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심재판관 만난 세제실장이 보고"→"재판관 아니라 재판연구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연단으로 나오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연단으로 나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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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구체적인 헌재 접촉 경위를 따지자 강 장관은 "헌재 주심재판관에게 종부세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온 우리(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저한테 보고를 그렇게(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주심재판관이 그 얘기를 했다는 것은 아니며, 그 분(주심재판관)이 어떤 이야기를 하셨는가에 대해 저는 아는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정부 간부들이 헌재 재판관을 접촉한 배경에 대해서는 "헌재가 종부세 관련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정부 의견에 대한 통계를 요청해왔다"면서 "1·2주일 전쯤 세제실장 등이 헌재를 찾아가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들은 말을 보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직접 접촉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과의 문답과정에서는 "(세제실장이 만나고 온 사람은)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재판연구관"이었다고 수정했다. 그러나 재판연구관이라 하더라도 재판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은 "행정부의 핵심 인물이 결정을 앞두고 헌재 관계자를 접촉해 압력을 행사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라며 맹비난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은 "행정부의 핵심 인물이 결정을 앞두고 헌재 관계자를 접촉해 압력을 행사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라며 맹비난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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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헌정유린 행위"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과거 군사독재처럼 행정부가 사법부 위에 군림하겠다는 위헌적 작태"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공식논평에서 "헌재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며 "얼마 전 국정원 직원이 판사에 전화한 사건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은 "사법권이 독립되어 있는 나라에서 어떻게 판결내용을 행정부가 미리 통보받을 수 있는지, 국무총리는 물론 헌법재판소장도 분명하게 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강 장관이 헌재 판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대정부 질문은 이 문제로 오후 5시 10분경 정회에 들어갔고, 민주당은 긴급의총을 열었다.

헌재 공보관 "종부세판결, 지금 얘기할 단계도 아니다"

이에 대해 김복기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종부세 위헌 여부는 내주 목요일에 결론이 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 위헌여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 "행정부에서 자료 제출하러 올 때 사건 담당 재판연구관을 만날 수 있지만, 그런 말을 했을 리는 없다"고 말했다.

김 공보관은 "해당 재판관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재판 관련 정기 전체회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가회로 헌법재판소.
 서울 종로구 가회로 헌법재판소.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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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언, 국회 속기록으로 확인해보니...

다음은 국회속기록에 나온 강만수 장관과 최경환·김진표·이정희 의원과의 문답.

최경환 의원 "대체로 어떤 판결을 예상하고 있습니까?"

강만수 장관 "현재 우리가 헌재와 접촉을 했습니다마는 확실한 전망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는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날는지에 대해서는…."

김진표 의원 "아까 오전에 최경환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 강 장관께서 '우리가 헌재와 접촉을 했는데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이런 요지의 발언을 하셨는데 '헌재와 접촉을 했다'는 표현을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까? 누가, 무슨, 어떤 방법으로 접촉을 했습니까?

강만수 장관 "헌재에서 우리가 자료를 가져오고, 재정부의 공식의견이 뭐냐 묻고 그런 과정에서, 담당 실무자가 갔습니다. 갔고, 그 다음 거기에서 와서……그런 접촉을 했다, 그런 뜻입니다."

이정희 의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님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종부세 문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선고가 임박했습니다. 다시 한번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기획재정부의 어느 분이 헌법재판소의 어느 분을 만나서 어떤 말씀을 들으셨습니까."

강만수 장관 "우리 세제실장과 담당국장이 우리 의견을 제출하고, 우리가 발표한 종부세 개정 이유, 종부세 관련 통계자료를 달라고, 그쪽이 요청을 해서 가서 제출하고 설명을 했다고 보고를 들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한테 보고한 것이 현재 정확히 내용은 모르겠으나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 그런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정희 "어느 분을 만나서 언제 말씀을 들으셨다는 겁니까."

강만수 "우리 그러니까 세제실장, 재정부 윤영선 세제실장한테 보고를 받았습니다. 제가 직접…"

이정희 "그러니까 헌법재판소의 어느 분을 만나셨다고 들으셨습니까."

강만수 "그것은 제가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없습니다만 주임재판관이라는 그런 정도만 이야기 들었습니다."

이정희 "주심재판관을 만나셨다…"

강만수 "주심… 예"

이정희 "언제 만나셨습니까? 오늘입니까, 어제입니까?"

강만수 "날짜는 상당히 됐습니다. 한 1~2주일 됐는가, 상당히 전체 그쪽 요청에 의해서 자료 설명을 가서 한 겁니다. 정부의 입장, 그 다음에 통계자료 그런 것들을 요청해서 실무적으로 가서 설명을 했습니다. 제가 접촉한 바는 없고, 제가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바는 없습니다."

이정희 "보고를 구두로 받으셨습니까? 서면으로 보고받으셨지요?"

강만수 "구두로 받았습니다."

이정희 "구두로는 받으셨다? 자, 주심재판관이 어느 분이신지 질문 끝날 때까지 파악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강만수 "예 그렇게 하겠…"

이정희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기 전까지 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외부로 절대로 공개돼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법원의, 재판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께서, 주심재판관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 당연히 회피대상입니다. 기피대상입니다.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는 재판의 공정성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따가 보고하십시오."

강만수 "의원님, 참고로 주심재판관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설명하고 온 우리 세제실장이 저한테 보고를 그렇게 했다는 겁니다. 그 분이 어떤 이야기를 하셨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는 바가 없고 또 제가 이야기한 바가 없습니다."

이정희 "자, 그러면 세제실장께서 그냥 추측만으로 이런 보고를 하셨다는 것입니까?"

강만수 "그거는 세제실장한테 확인해봐야 되겠습니다."

이정희 "확인하십시오. 추측만으로 이런 보고를 하셨다면 대단히 무책임한 공무원이십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만약에 재판관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으셨다면 재판관 자체가 공정성을 해하는, 법원의 공정성을 해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확인하셔서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하신 것인지."

강만수 "예, 참고로 자꾸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드리는데요. 우리가 왜 그렇게, 제가 묻고 그렇게 했느냐 하면 지금 고지서 발부기간은 다가오고 재판은 늦어지고 그래서 어떻게 되느냐, 빨리 이 문제를, 법률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겠느냐, 그러면 국세청은 그거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래서 국세청에서도 준비를 하고, 집행기관으로서는 아주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 하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어떻게 돌아가느냐 그렇게 확인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태그:#강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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