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에는 주민들이 보물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는 생태하천 성내천이 있다. 환경친화적으로 복원하여 이제 주민이 가꾸어 나가는 성내천에서 송파구(구청장: 김영순)가 색다른 행사를 한다고 해 찾아가 봤다.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건천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한강물을 끌어올려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한 성내천 조깅로에 주민들로 왕벗나무를 기증 받아 벗꽃길을 조성하는 자리인 것.
즉, 왕벗꽃나무를 구청에서 예산으로 나무를 사서 심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로부터 기증을 받아서 심는다는 것이다. 2007년 3월에 1차로 215주를 기증받아 심었는데 헌수자가 많아 일찍 마감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고 한다. 1차때 심은 왕벗나무는 기증자들이 애착을 갖고 잘 가꾸는 바람에 벌써 활착이 다 되어 지금은 붉은색 단풍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금번에도 2차 헌수자를 모집했는데, 215주 모집 공고가 뜨자마자 약 3일 만에 헌수자가 넘쳐 조기에 마감해야 했단다. 어떤 주민들은 헌수를 받아 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담당자가 이를 설득시키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구에서는 215명으로 부터 왕벗나무 값(직경 8센티:13만3000원. 직경 10센티: 23만원)씩을 납부 받아 산림조합을 통해 왕벗나무를 구입했다. 이어 심을 장소에 구덩이를 미리 파두어 5일 오전 11시에 헌수자들을 모이게 하여 나무를 직접 심도록하고, 미리 준비해둔 헌수자 명패를 달 수 있도록 했다.
헌수자 명패를 살펴보면. 가족 전체 명의로 헌수한 사람, 결혼10주년 기념으로 헌수한 사람, 회사 명의로 헌수한 사람 등 헌수자도 각양각색. 하지만 헌수자 모두가 한결같이 즐겁고 행복하다며 성내천을 영원히 잊지 않고 사랑할 것이라고 한다.
주민을 참여시켜 주인 의식을 갖게 하고 지역을 사랑하며 가꿔나가도록 하는 이런 행정은 본받을 만 한 것 같다. 성내천은 정말 송파의 보물로 거듭나고 있다는데 주민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