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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총회기간 우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1월 1일 창녕군청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평일에는 1만여명, 주말에는 2만여명이 늪을 방문하며, 이중에서 70~80%가 처음 우포를 찾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우포는 유원지가 아니라 자연보호구역’이라며 우포와 삶을 함께 해 온 환경감시원 주영학씨와 환경사진작가 하동칠씨는 탐방객들에게 이렇게 당부를 한다.

“탐방객들의 옷이 너무 화려합니다. 철새들은 색깔있는 것 보면 놀랍니다. 빨간 색, 노란 색 등 튀지 않는 연한 색 옷을 입고 우포를 찾았으면 합니다. 관광객들이 철새들이 노는 모습이나 날아오르는 순간을 보고 좋아서 탄성이나 괴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그러면 새들이 놀라서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려요. 목포늪이나 다른 늪으로 이동해버리죠. 그럼 철새들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물론 철새들이 조용해지면 다시 돌아옵니다만. 

철새들을 더 가까이서 보려고 제방밑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안됩니다. 새들이 놀라서 날아가 버립니다. 우포 대대제방에도 억새 등으로 사람과의 차단막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쳐다보는 것에 철새들은 스트레스 받고 놀랍니다.“
(하동칠 환경사진작가)

연인이 다정히 포옹한 채 우포늪에서 아름다운 철새들의 춤과 노래를 구경하며 즐기고 있다.
 연인이 다정히 포옹한 채 우포늪에서 아름다운 철새들의 춤과 노래를 구경하며 즐기고 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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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의 가시연꽃이 보고 싶다는 중년의 부부는 '손해를 보더라고 이런 소중한 자연은 보존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우포의 가시연꽃이 보고 싶다는 중년의 부부는 '손해를 보더라고 이런 소중한 자연은 보존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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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와 주남저수지에는 철새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와 사진기자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
 우포와 주남저수지에는 철새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와 사진기자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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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가 넓어 걸어다니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올해부터 우포늪 입구에서 자전거 대여도 시행하고 있다. 혼자서 혹은 연인과 다정하게 자전게 페달을 밟으며 우포늪 이곳 저곳을 감상할 수 있다.
 우포가 넓어 걸어다니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올해부터 우포늪 입구에서 자전거 대여도 시행하고 있다. 혼자서 혹은 연인과 다정하게 자전게 페달을 밟으며 우포늪 이곳 저곳을 감상할 수 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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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지나가면 흔적을 남깁니다. 팸플릿을 보고는 땅에 그냥 버립니다. 마시고 버린 패트병이나 깡통, 과자 봉지, 통닭 먹고 남은 찌꺼기, 허연 휴지를 풀속에 몰래 버리고 갑니다. 갈대나 풀도 발로 밟고 자연을 훼손합니다. 이전보다 환경보존에 대한 의식이 좋아지고 쓰레기 버리는 횟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걱정스럽습니다. 본인들이 쓰레기를 들고 가든지 곳곳에 배치된 푸대에 담아주면 되는데… 이게 안되면 늪이 못 삽니다. ”
(주영학 환경감시원)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한 낮의 우포에 비해 아침 물안개로 장관을 이루는 우포늪의 새벽은 철새들의 기상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가 10월 18~19일 경 우포늪에 날아오더니 3일 후에 3마리, 다시 이틀 뒤에 2마리가 날아와 지금은 6마리가 되었다. 고니도 보이고 도요새도 와있다. 기러기가 2000~3000마리, 가창오리는 너무 많아 수를 셀 수 없을 지경이다.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가 10월 18~19일 경 우포늪에 날아오더니 3일 후에 3마리, 다시 이틀 뒤에 2마리가 날아와 지금은 6마리가 되었다. 고니도 보이고 도요새도 와있다. 기러기가 2000~3000마리, 가창오리는 너무 많아 수를 셀 수 없을 지경이다.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가 10월 18~19일 경 우포늪에 날아오더니 3일 후에 3마리, 다시 이틀 뒤에 2마리가 날아와 지금은 6마리가 되었다. 고니도 보이고 도요새도 와있다. 기러기가 2000~3000마리, 가창오리는 너무 많아 수를 셀 수 없을 지경이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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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이 한꺼번에 날아 올라 아름답게 하늘을 뒤덥고 있다.
 철새들이 한꺼번에 날아 올라 아름답게 하늘을 뒤덥고 있다.
ⓒ 김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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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어려운 흰 덤불해오라기도 우포늪을 이리 저리 날아다닌다. 덤불해오라기는 곧 새끼를 치고 돌아갈 것이다. 듬북새와 물꿩은 우포에 왔다가 벌써 새끼를 치고 날아갔다. 수리부엉이는 작년에 새끼 2마리를 부화시켰는데 올해는 어미새가 잠시 둥지를 비운 사이에 까마귀가 그만 알을 깨먹어버렸다. 주영학씨가 이 껍질을 주워 생태관에 기증했다.

작년 같으면 수생식물들도 사그라지고 철새들도 거의 없는 시기인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철새들이 한 달 가량 빨리 왔다. 철새들이 보통은 주남저수지로 먼저 가는데 올해는 우포에 먼저 도착했다. 올해 가뭄이 심해 주남저수지 물이 부족해서 그런 모양이다.

덕분에 우포나 주남저수지에 볼거리가 이어져 찾는 시민들의 마음을 즐겁게 만든다. 철새들도 람사르 총회의 성공개최를 바라는가 보다. 자연과 인간의 마음이 ‘통’(通) 했는가 보다.

평일에는 1만여명, 주말에는 2만여명이 우포를 찾고 있다.
 평일에는 1만여명, 주말에는 2만여명이 우포를 찾고 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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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들에서는 우포늪 홍보대사이며 사진작가인 정봉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대대들에서는 우포늪 홍보대사이며 사진작가인 정봉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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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총회 기간 동안 혼잡을 피하기 위해 우포로 들어가는 자가용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대지농공단지에 임시주차장이 마련되어 셔틀버스로 사람들을 이동시킨다. 우포늪에는 생태가이드 30여 명이 배치되어 탐방객들에게 안내원 역할을 한다.

휴대용 쌍안경을 들고 시민들이 철새들을 자세히 구경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우포가 넓어 걸어다니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올해부터 우포늪 입구에서 자전거 대여도 시행하고 있다. 혼자서 혹은 연인과 다정하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우포늪 이곳 저곳을 감상할 수 있다.

마늘 수확과 벼수확이 거의 끝나가고 양파를 심기 시작한 농부들이 트럭이나 경운기를 몰고 탐방객들이 다니는 길을 지나가기도 한다. 혼잡한 도로에 사람들이 길을 내느라 마음이 바빠진다. 날씨가 가물고 비포장도로라 먼지가 많이 일어난다. 잠시 사람들의 인상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외국인들도 하루에 100여 명 우포를 방문한다. 2일에는 람사르 총회 관계자들도 우포를 공식 탐방했다.

람사르 총회 관계자들이 2일 우포늪을 찾아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람사르 총회 관계자들이 2일 우포늪을 찾아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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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경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인제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원에 입학한 아제(네팔, 남, 28)씨도 중국, 스리랑카 친구들과 우포를 방문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아제씨.
 3월경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인제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원에 입학한 아제(네팔, 남, 28)씨도 중국, 스리랑카 친구들과 우포를 방문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아제씨.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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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경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인제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원에 입학한 아제(네팔, 남, 28)씨는 중국, 스링랑카 친구들과 우포를 방문했다. 네팔에도 아름다운 저수지는 많지만 새들은 보기 힘들다며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보니까 신기해요. 경치가 아름답고 사람들이 많아 재미있어요”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부산의 나드림미션국제학교 영어선생으로 온 알래시아 아빌라(여, 23)씨는 주남저수지에서 만나 "이런 모습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본 적 없다. 새들이 날아다니고 소리 지르고, 너무 아름답고 자연적이다. 새들이 노래 부르는 것 같다"며 "원더풀! 원더풀!"을 연발했다.

일본 시즈오카에서 온 호소다 마나(여, 21) 일본어 선생은 "철새들이 진짜 귀엽다. 이곳은 참 아름답고 깨끗하다.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왜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람사르총회 관계로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의 앤 마잘닐씨와 창원대 4학년 정인현 학생이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다. 왼쪽이 앤 마잘닐.
 람사르총회 관계로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의 앤 마잘닐씨와 창원대 4학년 정인현 학생이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다. 왼쪽이 앤 마잘닐.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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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총회 관계차 한국을 방문한 앤 마자닐(말레이시아, 여, 36)씨는 “말레이시아에는 여름만 있는데 여기는 가을이라 색이 다르다. 갈색, 빨간 색, 노란 색이 인상적이다. 우포늪 옆의 집들을 보았다. 우포 근처 집을 보면서 늪과 인간의 끊어질 수 없는 관계를 보았다”며 “여기로 새들이 올 수 있게 한 인간들의 노력, 이것을 즐길 수 있게끔 만든 사람들의 노력이 대단하다. 습지는 인간과 새들 모두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새 이름이 뭐고 풀이름이 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자연과 가까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왜 우리가 손자들에게 이런 자연유산을 물려주는 게 소중한지 그 의미을 깨닫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강선연(창원, 여, 37)씨의 말처럼, “습지는 인간과 새들 모두의 공간”이라는 말레이시아의 앤 마자닐씨의 말처럼, 늪지와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람사르 기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태그:#우포, #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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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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