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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는 장애인 문화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진은 부산장애인인권연대의 모니터링단 교육 모습.
 부산국제영화제는 장애인 문화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진은 부산장애인인권연대의 모니터링단 교육 모습.
ⓒ 부산장애인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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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성공한 영화제'라는 평가를 받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낙제점 수준이었다.

부산장애인인권포럼은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지난 10월 2~10일 사이 장애인의 문화접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PIFF의 장애인 문화접근은 100점 만점에 47.97점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인권포럼은 영화제가 열리기 전 중증장애인 10명을 선발해 'PIFF의 장애인 참여환경에 대한 모니터링단'을 꾸려 교육을 실시한 뒤 조사를 벌였다. 13년간 PIFF가 열리는 동안 장애인의 문화접근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상영관의 장애인 유도시설과 피난시설이 18.31점으로 가장 열악했다. 상영관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장애인들이 급히 피난할 수 있는 시설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점자블록 설치는 100점 만점에 20.66점에 그쳤고, 장애인을 위한 매표대는 35.21점에 그쳤다. 장애인들이 영화 관람을 하기에는 얼마나 어렵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럭, 촉지도, 피난시설, 유도시설 등을 관련 단체의 자문을 얻어 설치하고, 공간이 협소한 장애인 전용화장실의 확장과 내부시설 재배치 등을 상영관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들도 영화 관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단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영화제 공식 인쇄물 38건 가운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인쇄물은 한 건도 없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한국영화의 자막제공 편수를 전체의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타 부대행사와 상영관에 수화통역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일부 상영관에 FM수신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지역사무소와 공동으로 29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PIFF 장애인 문화접근 모니터링 결과 보고와 토론회'를 열었다.

이광영 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장은 "모니터링단이 영화제조직위 홈페이지 접근부터 시작해 80문항으로 나눠 세밀하게 조사했다"면서 "장애인들이 각 영화관을 직접 체험하면서 조사를 벌이고, 처음으로 이같은 실태파악이 이루어졌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영화제를 열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며 "내년부터는 많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성호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 사무국장은 "영화관을 빌려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내년부터 영화제를 준비할 때 많이 참고 해서 장애인들도 쉽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PIFF, #부산영화제,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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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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