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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설산(梅里雪山)은 운남성 북부 디칭(迪庆)장족(藏族:티벳탄)자치주의 더친(德钦)현에서 10여Km 떨어져 있는 운남성의 최고봉이다. 횡단산맥(운남성에선 윈링(云岭)산맥으로
표시됨)의 중단에 자리잡고 있으며, 노강(怒江:국제하천명칭-샬윈강)과 란창강(谰沧江:메콩강)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6000m이상의 산봉우리 13개가 산맥을 이루고 있어 태자13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페이라이스에서 바라본 메리설산의 파노라마
페이라이스에서 바라본 메리설산의 파노라마 ⓒ 변훈석

해발 5500m에서 2700m까지 삼림지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보기드문 저위도 지역으로 낮은 해발임에도 불구하고 해양성 빙하과 원시산림이 잘 보존되고 있으며, 유명한 란창강 대협곡이 메리설산 아래로 자리잡고 있다. 길이가 150여Km에 달하고 협곡의 표고차가 4000m를 넘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어 트레킹, 촬영, 탐험, 배낭여행 등 어떤 여행의 형태로든 운남성에서 꼭 가봐야할 곳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운남성 최고봉(6740m), 티벳탄들의 성산, 삼강병류(三江并流)의 중심, 거대한 란창강 대협곡을 만들어 내는 횡단산맥의 운남성 관문 등 메리설산을 수식하는 단어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메리설산은 이 곳 티벳탄들에게는 곧 신이다. 신비한 신의 기운에 온몸을 정화받고 인간을 엎드려 조아리게 하는 곳. 단지 메리설산을 볼 때는 만년설이 쌓인 설봉이 자아내는 경이로운 풍경에 감탄사가 나오게 되지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과 이들이 대하는 메리설산을 이해하게 되면 아무리 우리가 이 곳을 찾은 이방인일지라도 경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수차례 도전에도 열리지 않은 정상의 문. 성스러운 발자취를 따라서...

 티벳탄들에게 종교는 삶의 일부분이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물씬베어 있는 불심은 메리설산의 종교적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티벳탄들에게 종교는 삶의 일부분이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물씬베어 있는 불심은 메리설산의 종교적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 변훈석

메리설산은 히말라야 산좌중 낮은 해발고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등정된 적이 없는 콧대높은 산으로 산악계에 알려져 있다. 1902년 영국등반대가 처음 시도한 이래 1987년~1996년까지 10여년 동안 9차례 (중일연합 4회, 미국 4회, 일본 1회) 시도하였으나 모두 실패했다. 특히 1991년 1월 4일 중일합동등반대 17명 (일본11명, 중국7명)이 6,700m까지 접근하였으나 갑작스런 눈사태로 전원사망한 이야기는 산악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건이다. 1996년 등반시도 이후 중국정부는 티벳탄들의 성산임을 인정하고 이를 보호하고자 모든 등반활동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무엇이 메리설산을 성역으로 만들었는가?

메리설산은 티벳불교 4대(4대신산, 8대성산으로 나뉨)신산중 줘모랑마(에베레스트), 강린보치(카일라스)를 제치고 으뜸의 자리에 위치한 성스러운 곳이다. 주봉은 롱짠카와커보(绒赞卡瓦瓦格博)라 불리우는데 '롱'은 협곡지대, '짠'은 위대한 신, '카와커보'는 설산의 신이란 의미로 해석되며 해발고도는 6740m이다.

 메리설산 곳곳에서 불심을 만나볼 수 있다.
메리설산 곳곳에서 불심을 만나볼 수 있다. ⓒ 변훈석

티벳불교의 성지로서 매년 10월~11월 티벳, 사천, 청해, 감숙 등 먼 곳에서도 많은 이들이 순례를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한 종교의 엄숙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고전에 따르면 이 곳은 2대 달라이라마(1204~1283)가 티벳을 출발 원나라를 거쳐 돌아오는 8개월간의 순례중 1268년 이 곳에 당도해 처음 순례를 하고 머물며 '롱짠카와커부'란 경전을 쓰며 성역화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7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며 티벳불교의 성지로 추앙받아 오고 있다.

 순례중인 티벳탄들
순례중인 티벳탄들 ⓒ 변훈석

돈황에서 출토된 토번역사고문에 따르면 7~8세기 토번국(티벳의 전신)시절 인도, 네팔 및 파키스탄의 파미르 고원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영역의 21개 중요설산중 19번째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메리설산은 티벳고원에 불교가 퍼지기 전부터 원시종교(뵌교)의 숭배지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메리설산은 양띠를 상징하는 산으로 티벳력으로 60년마다 한번씩 찾아온다고 한다. 2003년 티벳력으로 양의 해였을땐 10만명이 넘는 티벳탄들이 이 곳에 순례를 온 것으로 유명하다.

성스러운 그 곳에 자리잡고 있는 순례지를 함께 찾아가 보자.

- 메리설산을 받드는 페이라이스(飞来寺)

 더친의 입구에서 바라본 페이라이스와 메리설산
더친의 입구에서 바라본 페이라이스와 메리설산 ⓒ 변훈석

메리설산의 전망을 가장 훌륭하게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실은 이 곳에 위치한 사찰의 이름이다. 600년 전 건축된 사찰로 메리설산 주변의 12개 사원 중 가장 먼저 들어섰다. 티벳불교의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파의 사찰로 티벳 및 몽골 서사시의 주인공인 영웅 게사르왕의 현신을 받드는 사천성 바탕(巴塘)현의 춰푸사에서 메리설산의 신을 받들기 위해 세워진 법당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모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세외도원 위뻥마을(雨崩村)

 세외도원 위뻥마을
세외도원 위뻥마을 ⓒ 변훈석

32가구 200여명이 살아가는 메리설산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티벳어로 경서(经书)를 쌓아둔 곳이란 의미로 메리설산 트레킹(순례)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사이 알려지기 시작하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으나 이 세외도원 마을은 현지인들조차 그 존재를 몰랐던 신비스런 마을로 기억되고 있다.

-메리설산 최고의 성지 신폭(神暴)

신의 폭포 메리설산 순례의 종착지
신의 폭포메리설산 순례의 종착지 ⓒ 변훈석

메리설산 순례의 필수코스이자 최고의 성지이다. 메리설산 순례의 종점으로 메리설산 봉우리중 주봉인 '카와커보'봉외에 두 번째로 신성시되는 멘츠무(선녀봉)이 내려다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빙하가 녹아 깍아지른 바위 절벽으로 떨어져 내린다. 물줄기가 바람에 흩날리는 수려함과 떨어지는 물방울 사이로 비춰지는 무지개가 성스러운 곳임을 알려준다.

폭포는 총 3개의 물줄기가 있는데 모두 성수로 여기진다. 각 물줄기마다 의미가 있다. 몸과 영혼을 정화하고 복과 운의 기운을 담고 있는 물줄기와 장수의 기운을 전해주는 물줄기, 그릇된 일을 바로 잡아주고 바른길을 나아가게 하는 구원의 물줄기로 인식된다. 물줄기를 맞으며 폭포주변을 돌며 육자진언을 읊조리는 순례객들을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의 말을 밀리자면 이 곳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물줄기가 머리위로 떨어지지 않고 옆으로 흘러내리거나 공중에서 흩어져버린다고 한다. 그럴 경우 제단에서 향을 피우고 육자진언을 큰소리로 외치며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어야만 그때서야 비로서 성수를 제대로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종교적 엄숙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 생명의 호수 빙호(氷湖)

 메리설산 주봉 생명의 호수
메리설산 주봉 생명의 호수 ⓒ 변훈석

1991년 중일합동등반대가 사용했던 베이스캠프 지역을 지나 한시간정도 올라서면 빙하와 맞닿아 있는 작은 호수가 있다. 현지어로는 나이친라춰. '생명의 근원'이란 의미이다. 이 호수는 메리설산의 주봉인 '카와커보'신의 생명이 담긴 호수로 차디찬 얼음이 여름에도 녹지 않고 호수속에 있다하여 얼음호수라고도 불리운다. 현지인들은 설산의 신이 사는 곳이라 하여 접근하지 않으며 이 곳을 찾아온 트레커들의 발걸음만 이어지는 곳이다.

다음편에 5色 5景이 존재하는 가을의 메리설산을 만나보자.

메리설산 여행정보
메리설산은 샹그릴라에서 200Km남짓 떨어진 더친현에 위치하고 있다. 하루에 버스가 4회 운행하는데 6~7시간정도 소요된다. 메리설산을 즐기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1.페이라이스에서 설산의 파노라마를 감상
페이라이스는 더친현에서 10여Km떨어진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는 메리설산의 전망대이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메리설산 일출은 가히 환상적인데 반대편에서 떠오른 태양이 설산을 붉게 달구는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

2.밍용빙하 트레킹
메리설산 주봉에서 흘러내려 2,700m~5,500m까지 이어지는 최대규모의 해양성 빙하이다. 더친에서 매일 1회(오후 3시) 버스가 운행되며, 도보 혹은 말트레킹으로 3,000m에 위치한 빙하전망대에 올라 울창한 원시산림 가득한 곳에서 만년설의 한기를 머금은 빙하를 만날 수 있다. 밍용마을에서 빙하전망대까진 도보로 2~3시간 소요된다.

3.순례자의 길을 따라 가는 위뻥마을 트레킹
메리설산속 깊숙이 위치한 세외도원 위뻥마을과 티벳탄들의 순례코스를 밟아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위뻥마을은 도로가 없어 도보 혹은 말트레킹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오지이다. 더친 혹은 페이라이스에서 트레킹의 시작점인 시땅온천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트레킹에 보통 2박 3일이 소요되지만 위뻥마을에 객잔과 식당까지 운영되고 있으니 배낭여행자들 또한 장비에 대한 부담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트레킹 이동거리 및 구간별 해발고도
-시땅온천(2,680m)-위뻥춘(3,100m) : 6시간 - 3,750m능선 통과
-상위뻥(3,260m)-베이스캠프(3,650m) : 4시간 - 3.660m능선 통과
-베이스캠프(3,680m)-얼음호수(3,860m) : 1~1.5시간
-하위뻥(3,060m)-상위뻥(3,260m) : 1시간
-하위뻥(3,060m)-신폭(3,650m) : 3시간


#메리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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