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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24일 결국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코스피 지수가 938.75로 마감되었다. 오후 3시 마감된 직후 카메라 기자들이 시황판앞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24일 결국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코스피 지수가 938.75로 마감되었다. 오후 3시 마감된 직후 카메라 기자들이 시황판앞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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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2시 28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27.95로 표시되고 있다.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2시 28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27.95로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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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4일 오후3시 30분] 

938.75로 장 마감...1000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대비 110.96 포인트 하락한 938.75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950선이 무너진 것은 2005년 5월18일 이래 3년5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87 포인트 오른 1051.58로 장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1000선을 가볍게 허물었다. 오후 들어서도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못해 95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 지수도 300선이 무너지며 전일 대비 10.45% 하락한 276.68로, 연이틀 역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는 오후 1시15분경 코스닥 지수가 277.82까지 급락하자 20분 동안 주식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했다.

[기사 대체 : 24일 낮 12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000선과 300선이 무너지며 국내 증시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87 포인트 오른 1051.58로 장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오전 11시 30분 58.46 포인트 하락한 991.25까지 떨어졌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오전 증시가 폭락하자 올해 11번째 사이드카를 발동했지만, 외국인과 기관들의 팔자 기조를 꺾지 못했다. 이틀 연속 주식을 사들이며 증권가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기금까지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개인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코스피와 동시에 개장한 일본 증시가 4% 넘게 급락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고,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 동향도 주식투매 흐름에 한몫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시각 전일 대비 19.67포인트 하락한 289.28로 장중 300선이 무너지며 연이틀 역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신용카드사 부도설이 나돌던 2003년 3월 17일 515.24까지 떨어진 이래 2005년 4월 28일 1000, 2007년 7월26일 2000선을 돌파했지만 세계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싹튼 지난해 11월 이후 장기적인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도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3/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오전 11시 30분 현재 5% 가까이 급락하며 간신히 44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선이 무너진 사태에 대해 세계 증시의 혼조세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이 증시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나온 여러 가지 경제 대책들이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을 1000선 붕괴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월 8월 자양동 골목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상인들과 함께 국밥집을 찾았다.
 3월 8월 자양동 골목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상인들과 함께 국밥집을 찾았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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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보여준 '무책임한' 말들도 투자자들의 입방아에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민이 화합하고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하면 차기 정권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년에 (주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기 내에 제대로 경제를 한다면 5000까지도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가장 큰 요인은 정권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다. 투자자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며 정권만 교체되면 만사가 해결될 것처럼 얘기하기도 했다.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0.74로 표시되고 있다.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0.74로 표시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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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재보선 유세에서도 "두바이에 가보니 하나 같이 '지도자 덕에 발전했다'고 얘기하더라"며 "우리의 경우 국민들은 우수한데 지도자를 잘못 만나 어려워졌다"고 노무현 정부를 맹비난했었다.

야당에서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에 큰 소리나 쳐보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우려 섞인 논평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의 '약속'에 대한 기대감은 대선 결과로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취임 이후에도 증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등으로 1400선이 무너진 다음날(9월 17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는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 덕분인지 이후 약 10일간 증시는 상승 또는 보합세를 이어갔다. 대통령과 증시 기조의 변환에 자극받아 이 시기에 판매된 펀드를 '이명박 펀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펀드 발언 다음날(1392.42)부터 1000선에 도달한 오늘까지 주가는 28% 빠졌고, 지난 1개월간 펀드 평균 수익률은 -20.55%에 이른다. 1000만원을 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200만원을 까먹은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이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어떠한 펀드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말만 믿고 펀드를 사들인 사람들의 원망까지 안게 됐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원망 섞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한진씨는 <조선닷컴>에 올린 글에서 "환율900, 주가 2000 시대 살다가 거꾸로 뒤집어지니까 살기 정말 힘들다"고 말했고, 이중곤씨는 "747 주가지수 달성 눈앞에 보인다. 각하 ~ 존경하옵니다~"라고 비꼬았다.


태그:#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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