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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월 14일, 15일 이틀간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진 이번 시험은,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진단해 학업성취도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 하에 올해부터 전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0년 만에 부활되어 전국에 동시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은 오는 2010년 시행 예정인 학교정보공개법에 따라 각 학교 홈페이지에 시험결과를 미달, 기초, 보통 등 3단계로 공시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험으로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전국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수준의 시험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허술한 점이 많았다.

 

먼저, 시험 문제의 수준과 유형에 있어서 전국 단위로 학생들을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고등학교 1학년 문제에서 보면, 전체적인 형식은 모의고사와 유사하게 출제된 듯 했으나, 실제로 한 문제씩 살펴보았을 때 모의고사에 비해 수준이 낮고 애매한 문제가 많이 있었다.

 

특히, 수행평가 문항(주관식 및 서술형 문제)에서는 지나치게 쉬운 문제 또는 명확한 답 대신 학생의 주관적인 생각과 창의력을 묻는 문제들이 출제되어 답을 적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500여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의 수행평가 문항 답안지를 채점해야 하는 각 학교 선생님들까지 당혹스럽게 했다.

 

D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Y양은 “국어 시험지의 마지막 수행평가 문항이었던 시조를 바꾸어 쓰라는 문제가 가장 어처구니없었다. 그런 문제를 고등학교 시험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문제 수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두 번째로, 허술한 시험지와 답안지 관리가 문제가 되었다. 한 도에서는 아예 시험 시간표와 다른 시험지가 봉투에 담겨와 약 10여개의 중고등학교가 다른 주변학교와 다른 과목을 같은 시간에 시험을 치르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서울의 D고등학교, 인천의 O여고에는 수학 수행평가 답안지 대신 사회 답안지가 들어있어 급한 대로 학교에서 복사한 답안지에 시험을 치렀다. 이 사실에 대해 O여고 학생의 학부모 L씨는 “심지어 학교 내신시험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교육과정평가원 주최의 국가수준 평가고사에서 일어났다니 그저 의아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일제고사와 학교정보공개법 때문에 말이 많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학교 간, 학생 간 서열화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시험거부를 하고, 거리로 나와 입시중심의 교육을 강화시키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그럼에도 일제고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어디서 어떻게 왈가왈부를 한 것과는 관계없이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도대체 학교 교육이 학생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지 아닌지 헷갈린다.”, “일제고사 점수를 공개하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눈감아 주는 게 된다.”며 앞으로 또 손바닥 뒤집듯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고 공부하는 주체가 학생들인 만큼, 그들에게 입시와 과도한 경쟁을 강요하기 전에 진정으로 학생들의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교육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덧붙이는 글 | 윤영은 기자는 고등학생입니다.


#일제고사#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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