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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외고로 재탄생을 알리는 안내 공지
 경기외고로 재탄생을 알리는 안내 공지
ⓒ 인터넷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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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에 자리한 명지외고 교명이 내년 3월부터 경기외국어고로 바뀐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9월 도내 11개 전문계 고등학교의 교명이 내년부터 달라진다고 발표한 가운데 "사립고인 명지외고의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내년 신입생 모집부터 도교육청이 승인한 새 학교명(경기외국어고등학교)을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명지외고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재학생, 학부모, 동문회, 교직원 등 1천여명에게 교명변경에 따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94%가 경기외고를 선택했다.

재탄생하는 경기외고는 모토를 'Good to Great High School'로 정했다. 단순히 '좋은' 학교가 아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위대한' 고교가 된다는 뜻이다. 또 교명뿐 아니라 교육시스템과 교육환경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명지외고는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경기외고 비전 선포식(VISION 2012)'을 통해 학교 발전 계획과 학교 비전 발표, 학교생활 및 입시요강 안내, 경기외고로 정한 과정 설명, 적성검사 출제방향 등에 설명회를 개최한다.

명지외고 교장으로 취임한 박하식(53) 교장은 "앞으로 2012년까지 수도권 최고의 외고로, 2017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고교로 도약하겠다"며 "경기외고로 교명을 바꾸는 것은 학교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학교 구성원 전체의 염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교명변경에 따라 새로운 학교로고와 교복, 교가 등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사교육 업체로 유명한 대교는 학교법인 명지교육학원을 인수하여 지난 6월 16일 법인 명칭을 학교법인 봉암학원으로 변경했으며 이사로 윤종천 ㈜대교홀딩스 대표, 송자 전 연세대총장, 문용린 서울대 교수, 한준상 연세대 교수, 강학중 가정연구소 소장 등을 선임됐다.

이어 지난 9월 1일에는 숭실대 출신의 신임 박하식 교장이 취임했다. 제 3대인 박 교장은 명문사학으로 손꼽히는 민족사관고와 외대부속 용인외고의 교감을 지냈다.

경기외고로 바뀌는 명지외고
 경기외고로 바뀌는 명지외고
ⓒ 명지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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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명지외고는 2002년 안양권의 고교 평준화 도입 과정에서 기피학교로 지목돼 입학거부 사태로 폐교됐던 정원고등학교를 명지학원이 인수함으로써 개교했다. 2002년 6월 24일 경기외국어고교로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2003년도 9월 23일 명지외국어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입시 전문학원으로 '페르마에듀'를 자회사로 두고 특목고와 특목고 입시학원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사교육 재벌기업 '대교'가 명지외고를 인수하면서 사교육업체의 공교육 진출에 따른 공교육 잠식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와관련 의왕시민단체는 "대교의 명지외고 인수가 학교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 사건 사례처럼 명지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재단이 운영하는 학원에 몰릴 수도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특히 대교의 외국인 지분은 24% 정도다. 대교의 명지외고 인수로 외국인 자본이 특수목적고에 간접적으로 투입된 셈이나 성적 올리기에도 급급한 교육 현실 속에서 외국인 자본의 사교육 시장 침투에 대해 정작 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은 따질 여력 조차 없다.

의왕시민모임 조창연 대표는 "명지외고는 사학재단임에도 불구하고, 준공공재에 다름었을뿐 아니라 의왕시민들의 많은 노력과 고통의 산물로 잉태되어 탄생된 학교로 어떻게 보면 의왕시민에 의해서 만들어진 시민의 '고등학교'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00년 말 의왕시민들이 '의왕교육발전협의회' 등을 구성해 당시 고교평준화에서 배제 당했던 정원고등학교를 가칭 '경기외국어고등학교'로 전환하려 노력하고 명지외고의 도서관 건립과 기숙사 건립 등에 약 61억원 이상의 시민혈세가 지원됐기 때문이다.

비록 의왕 시민들이 현재 명지외고의 변화를 침묵 속에 지켜보고 있지만 명지외고는 의왕시민들에게 있어 단순한 사립고교가 아니다. 이는 의왕시민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대교'와 '학교법인 봉안학원', '명지외고'는 잊어서는 안 된다.


태그:#의왕, #명지외고, #사립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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