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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나를 울렸다. 아니 신윤복의 역을 맡으면서 남자로 문근영이 나를 울렸다.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어린 신윤복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문근영은 오열하는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슬픔과 비애가 겹친 장면에서 문근영의 감정연기는 극도의 완성미를 보여주었다. 문근영은 눈물방울이  떨어지는 속도와 타이밍까지도 조절하는 것처럼 슬픔과 비통함의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눈물연기의 압권이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눈물연기의 최고 명장면이 아니었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비마마의 비밀스런 궁밖 행동(밀회)을 화폭에 담아 어린 신윤복은 단원 김홍도(박신양 분)와 함께 정치적인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커다란 당산나무 아래서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아놓은 돌탑을 무너뜨리며 자신의 소망이 무너지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면서 자신의 손을 돌로 내려치는 장면이 절정이었다.

 

자신 때문에 스승이 곤경에 처하고 자신의 형이 단청소로 좌천되어 다시는 도화서에 돌아올 수 없는 처벌을 받게 된 상황에서 신윤복은 자신의 손을 돌로 내려치는 장파형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문근영의 연기는 동작과 눈물의 절제미가 곁들여지면서 신윤복의 비애가 마치 나의 비애인 것처럼 가슴을 메이게 했다. 문근영의 눈물연기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강심장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눈물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문근영의 연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오른 연기의 성숙한 면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장으로 연기하고 있는 문근영은 약간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미소년의 매혹을 더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남장을 한 배우들이 시각적인 효과에 치중한 반면 문근영의 남장은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남장한 모습이 마치 연약한 미소년의 분위기를 자아내 여자가 남자로 분장했다는 것을 잊게 만들 정도다. 게다가 목소리마저도 변성기를 막 지난 미소년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문근영이 이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였는지를 엿볼 수가 있다.  

 

원작소설 <바람의 화원>(이정명)을 드라마화한 <바람의 화원>이 갈수록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제 3회를 마친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구성과 작품성이 탄탄하고, 연기자들의 혼신 연기가 곁들여지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그림이 가지는 화려한 색채감뿐만 아니라 고급스런 영상미가 실제그림을 재연하는 컴퓨터 그래픽과 어울려 한 폭의 한국화를 그려낸다. 화가의 눈과 손을 통해 직접 화면이 그려지는 것처럼 느껴져 극의 사실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마치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직접 참여한다는 느낌을 준다.

 

사극이 갖는 화려함에 세련된 그림이 더해져 더욱 사치스런 영상미를 자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기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문근영과 박신양의 코믹스런 연기가 앞으로 어떤 빛을 발하게 될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바람의 화원#신윤복#문근영#눈물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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