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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가드레일 모서리에 박혀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
▲ 차량사고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가드레일 모서리에 박혀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
ⓒ 교통안전참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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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부터 바닥까지 60cm를 유지해야 한다. 직접 설명하고 있는 변동섭 교통안전참여본부 본부장.
▲ 보의 중심 중심부터 바닥까지 60cm를 유지해야 한다. 직접 설명하고 있는 변동섭 교통안전참여본부 본부장.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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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레일(방호울타리)은 주행중 정상 주행경로를 벗어난 차량을 원래 진행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한 시설이다.  

최근에는 차량 주행 성능이 좋아진 데다가 과속으로 달리는 차들이 많아 가드레일의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 결과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거나 공작물에 부딪힌 가드레일 관련 교통사고(1997~2007년)는 총 5만241건. 이같은 사고로 1만1409명이 사망하고 7만3061명이 부상당했다.

가드레일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안전참여본부(본부장 변동섭)가 9월 25일 국토해양부,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경부고속도로(양재IC→평택IC), 국도 1호선(평택→수원) 구간 점검에 나섰다.

가드레일 달인들, 한 번 둘러보면 보인다

도로 사고 요인은 도로가 패이거나, 경사도가 잘못 설계됐거나, 물빠짐이 안 되거나 등 여러 가지다. 가드레일로 인한 사고는 전체 대형교통사고 중 약 14.1%로 비중이 크다.

가드레일은 차량 이탈시 각도에 따라 충격 범위가 아주 다르다. 설치할 때부터 물리학적 계산이 필요하다.

들보 중심부터 바닥까지는 65㎝여야 하고, 가드레일과 갓돌(연석)과의 거리는 25㎝가 돼야 한다. 받침대는 165㎝까지 깊이 매몰돼 있어야 하며, 한 가드레일(2m)당 고속도로에는 6개, 일반 국도에는 4개의 받침대를 설치해야 한다. 또 교량 접합부는 돌 부분과 가드레일의 철이 볼트로 잘 연결되어야 한다. 사고 확률은 낮지만 위험성은 가장 크다.

가드레일과 원석과의 거리는 25cm를 유지해야 한다.
▲ 이격거리 가드레일과 원석과의 거리는 25cm를 유지해야 한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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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411.2㎞' 지점에서부터 점검을 시작했다. 409.6㎞ 지점에 방호벽이 끊어진 곳은 차량이 부딪혔을 때, 그대로 방음벽을 넘어뜨리며 추락하게 된다. 408km 지점에서는 교량접속부의 가드레일 받침대(지주) 수를 확인하고 설치 수칙도 확인했다.

381.6㎞ 지점에 이르렀다. 갓돌과 가드레일 간 거리가 40㎝나 됐다. 차량이 기울어져 가드레일 밖으로 튕겨나가기 쉽다. 점검 마지막 부분인 376㎞ 지점. 돌출이 돼 있다. 가드레일 들보의 처리가 날카롭거나 끊어져 있을 경우 차량이 가드레일에 박혀 운전자 생명을 위협한다.

각 지점에서 교통안전참여본부의 놀라운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의 중심 높이, 가드레일간 연결 상태 등은 물론이고, 볼트가 풀려 가드레일이 흔들린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놀랍기까지 했다.

"교통감정사라는 직업 때문이기도 하고, 수년간 각종 차량방호 안전시설을 점검해서인지 눈에 그냥 보인다"는 게 변동섭 교통안전참여본부장의 설명이다.

변 본부장은 한 사고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가드레일만 제대로 설치됐어도 운전자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사고로 지난해 1월 7일 참여본부를 발족시키고 활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통안전참여본부는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앞으로 가드레일에 대한 전체 점검 및 보수를 요구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중앙분리대의 주기적 청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상한 가드레일, 080-0482-000으로 전화하세요

육교부분과 가드레일이 연결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경우 도로밑으로 추락해 제2의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 전이구간 육교부분과 가드레일이 연결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경우 도로밑으로 추락해 제2의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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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지 않을 존엄할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소한 실수로 인해서 차량이 이탈할 경우 방호울타리, 충격 흡수시설이 잘못돼 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신설도로는 괜찮은데, 기존 도로의 가드레일은 관리가 잘 안 되는 편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도로건설에만 초점을 맞추고 유지 관리에는 인원·예산을 적게 배정하고 있습니다."

변동섭 본부장의 설명이다.

문제가 있는 가드레일을 발견하면 국토해양부 도로이용불편신고센터(080-0482-000)를 통해 위험·불편 사항을 알리는 것이 좋다.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전화신고도 서면 회신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 상임위를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 측은 "현재는 구간별로 특정 사고지점만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가드레일·방호물 등 도로관련 시설물 전반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해서 30% 이상 사고발생률이 줄어들었다"며 "정책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드레일의 지주는 165cm를 유지해야 하지만, 55cm밖에 되지않아 쉽게 흔들리는 가드레일을 살펴보고 있다.
▲ 지주깊이 가드레일의 지주는 165cm를 유지해야 하지만, 55cm밖에 되지않아 쉽게 흔들리는 가드레일을 살펴보고 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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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국도 1호선(1번 국도)을 확인했다. 묻힌 깊이가 45㎝밖에 되지 않아 마구 흔들리는 가드레일, 곧 아슬아슬하게 빠질 듯하다. 옆에 있던 관련 직원들도 "아니 이게 왜 이러지?"라는 말을 건넨다.

5시간여 동행하며 교통안전점검을 한 이청도 수원국도관리사무소 과장은 "도로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가드레일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곳과 사고로 찌그러진 부분들을 고치는 데 주력하는 현실"이라며 "지적된 부분들을 중심으로 가드레일 보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태그:#가드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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