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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경 금호강 안심하수종말처리장 부근에서 기름이 유출, 금호강유역으로 흘러들었다. 관할 구청(대구시 동구청)에서는 기름양이 얼마 되지 않고, 오일팬스를 설치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구 MBC의 끈질긴 취재 끝에 동구청 발표자료와 전혀 다른 사실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 방송을 제외한 지역 다른 언론은 12일 동구청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짧게 보도했을 뿐,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후속 보도에 인색했다.

 

금호강 기름 유출, 토양오염 심각 우려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 총 4건의 기사를 작성한 대구 MB C보도와 뉴스를 중심으로 이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11일 새벽경 금호강 안심습지 인근 금호강 가천잠수교 부근에 기름이 유출되었지만 관할 구청이 떠넘기기식 늑장 대처로 비해가 커지고 있다. 초기 발표에서는 누군가가 기름을 몰래 쏟아 부은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취재 결과 지하 7m 아래 매설된 송유관 이음새가 고장 나면서 기름이 유출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양도 2.4KL에 이르고 있다.

 

기름유출 사고 이후 10여 일이 지나도 계속 땅속에서 기름이 스며 나오자 동구청은 대구 환경청과 대구시,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를 비롯한 관련기관들과 함께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늦장 대책이다."

 

매일, 영남, 대구 KBS, TBC 등... 관공서 발표 중심 구성

 

한편 대구MBC의 집요한 추적이 돋보인데 반해, 다른 언론 대부분은 11일 또는 12일 동구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근거 이 사안을 간단하게 보도했을 뿐이다.

 

 

<매일신문>의 경우 12일 <금호강 안심하수처리장 부근 기름 유철, 11일 오후 완전 제거>라는 기사를 통해 “동구 율하동 안시하수종말처리장 부근 금호강에서 50L가량의 기름이 유출, 당국이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고..(중략), 11일 오후 6시경에 완전 제거되었다”고 보도했다.

 

<영남일보>또한 12일 <금호강서 한때 기름 유출... 안심하수종말처리장 부근서>깃를 통해 “(중략)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해 공무원들이 긴급 방제작업을 펼쳤다..(중략)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완전히 제거했다”고 기술했다.

 

대구 KBS, TBC 대구방송 또한 이런 흐름에서 큰 차이가 없다.

 

관공서 보도자료, 대구 MBC 뉴스 차이

 

<매일><영남><대구KBS>등에서는 동구청 관계자의 입을 빌어 “기름 유출량은 30~50L정도이며, 이날 방제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보도했지만, 대구 MBC는 취재를 통해 기름유출량, 오염 원인 등을 관할구청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다.

 

대구 MBC는 ▲9월 11일 <금호강에 기름 유출, 방제작업 엉터리> ▲16일 <금호강 기름유출, 송유관 때문> ▲22일 <금호강 유출 기름량 크게 늘어> ▲24일 <금호강 기름유출사고, 뒤늦게 종합대책 마련> 등을 통해 이 사안에 관련 다각적으로 취재했다.

 

“기름 유출량과 방제작업을 통해 제거되었다”는 다른 언론 보도와 달리 “사고 발생한 이후 10여 일이 지나도 기름유출은 계속되고 있고, 지점이 땅속 7m 아래이기 때문에 심각한 토양오염 문제가 우려된다”며 정밀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매일 아침 이 길을 따라 출근하는 안재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토양오염 이외에 습지를 방치한데 대해서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강으로 유출된 기름은 방제작업을 통해 제거될 수 있지만, 강 주변에 습지가 많기 때문에 이 곳에 고인 기름까지도 제거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지역 언론, ‘기름 새고 있지만, 나몰라라~’

 

지난 91년, 올해 3월 낙동강 페놀오염 사태뿐만 아니라 이번 금호강 기름유출사건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위기대처능력’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지만, 좀체 개선되지 않는 현실이 아쉽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금호강 기름유출사건에 무책임하게 대응한 지역 언론의 행태다. 관공서 보도자료 이외 그 어떤 취재도 없이 침묵한 결과, 기름은 계속 새고 있었고 그 결과 토양뿐만 아니라 습지가 오염에 방치되고 있었다. 해당 관청은 사건 발생 10여 일이나 흐른 후에 허둥지둥 늦장 대책을 세웠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금호강 기름유출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는데 지역 언론이 좀 더 적극적으로 취재해야 한다. 뒤늦게 마련된 ‘대책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감시의 눈을 늦추지 말 것이며, 기름 유출량, 오염범위, 피해상황 등에 대하나 철저한 조사와 복구대책 등을 시민들에게 생생하게 보도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모니터팀이 25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태그:#금호강, #기름유출, #지역언론 문제, #대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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