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학교인 화순 도암면 천태초등학교(교장 김종영)에서 다문화주간행사가 열렸다. 도암면은 화순군의 외곽에 위치한 인구 1800여명이 사는 작은 농촌지역이다.천태초교는 도암면의 유일한 초등학교다.

전교생이라고해야 6학급 52명에 불과하다.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원생들 9명을 합해도 61명밖에 되지 않는다. 여느 도시학교의 두학급정도 수준이다.

전교생 52명 중 7세대 14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인 천태초교는 다문화교육정책연구학교다. 52명밖에 안되는데 모두가 연년생형제자매들이다. 이상하다.

천태초교 학생들은 다문화정책연구의 일환으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학교의 '하늘별 6남매 결연 프로그램'에 의해 연년생 형제자매들로 맺어져 있다.

6남매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1명씩으로 이뤄져 있다.  체험학습과 운동회 등 대부분의 학교행사는 6남매 위주로 이뤄진다. 학교 한쪽에는 6남매들이 가꾸는 꽃밭도 있다.

전교생이 형제자매로 연결돼 있다 보니 천태초교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없다. 학교에서는 다문화사회의 빠른 정착을 위해 각종 교과과정을 진행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 특히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의 출신국가 문화 등에 대해 교과과정에 나온 내용보다 한층 깊이있게 교육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교실과 문화체험행사, 이주여성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다문화교실 등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진행한다.

18일 도암초교에서는 다문화주간행사의 일환으로 '하늘별 다문화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하늘별'은 학교이름인 '천태(天台)'를 한글로 풀어쓴 것이다. 11일부터 19일까지의 다문화주간동안 학생들은 다문화를 주제로한 걸개그림그리기, 다문화 글짓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다문화주간 동안 커다란 천에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그림으로 표현해 만든 대형걸개그림을 그려 학교 벽면 한쪽에 걸렸다.

다문화 한마당 축제는 오전의 다문화음식축제, 오후 학생들의 재능발표회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영 도암초교장과 교사, 학생, 학부모, 김판일 도암면장과 민윤기 도암면 번영회장, 주민 등이 참석했다.

다문화 음식축제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학부모들이 태어난 나라의 전통음식을 맛봄으로써 서로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음식축제에는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다꼬야끼와 초밥, 오뎅(일본), 라우까우, 보여비잉(베트남), 줌비앙상하이, 반씨, 모(필리핀), 식혜와 약식(한국) 등이 선보였다.

도암면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천태초교를 졸업했다. 학부모들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수십년 학교선배들이다. 때문에 이날 음식축제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지역민들까지 함께한 잔치로 치뤄졌다.

우리나라을 비롯해 일본과 베트남, 필리핀 출신의 학부모들이 준비한 음식은 학생들의 점심급식과 주민들의 점심으로 제공됐다.

음식축제에 이어 오후에는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를 통해 배우고 익힌 실력을 선보이는 재능발표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음악줄넘기와 무용, 태권도, 방송댄스, 사물놀이 등의 재주를 선보였다.

농촌학교인 천태초교학생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방과후 활동에 따른 교육비를 전혀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과후 학교 활동이 미흡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전교생 모두가 1주일에 2시간에서 4시간정도씩 민요와 창 등의 국악, 태권도, 음악줄넘기, 독서와 논술, 사물놀이, 방송댄스, 볼륨댄스 등의 수업을 받는다.

김종영 천태초등학교장은 "우수한 우리문화 뿐 아니라 다른나라의 문화도 존중하며 서로 어울려 사는 다문화가 우리 사회에 보다 빨리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능발표회에 앞서 학교에서 국악을 가르치는 강사들로 구성된 공연단 'SoRi'의 사물놀이와 창, 민요 등의 초청공연도 30여분간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