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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반면, 실제 '창의력'이 무엇인지, 어떤 조건, 환경속에서 발현되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나 역시 그에 대한 호기심으로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한길아트 펴냄)을 읽었는데, 처음에는 솔직히 재미가 별로 없었고, 내용도 지루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책의 제목처럼 창의력을 일깨우는 일곱가지 법칙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만약 개인적으로 창의력만을 얻고자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이 책은 창의성에 관한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 큰 흐름을 갖고 전반적으로 저자의 주장을 경청하는 마음으로 읽는 게 좋다.

 

창의력은 이전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다

 

'창의력'이 무엇인가가 궁금하다면 4장 먼저 읽는 것도 괜찮다. 저자인 켄 로빈슨은 창의성을 '독창적이고 가치를 지닌 결과물을 낳는 상상력의 과정'으로 본다. 독창적이라고 하여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생각만 하는 것도 아니며, 머릿속에서 조합된 상상력이 행동으로 수반하여 가치있고 쓸모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된다고 한다.

 

그런데 창의력은 사람의 지능체계의 어는 일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지능체계에서 파악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문적인 능력만으로, 또는 특정형태의 지적 능력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지능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창의성도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재미있게 놀 줄 알아야 창의성이 극대화된다

 

창의적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매체인 도구와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법과 이를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머릿속으로 개념을 가지고 놀면서 가능성을 실험하고 모험할 수 있는 자유와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원래 창의성은 심상을 이용한 감각적 사고를 통해 이루어지고, 놀이를 통해 심상작용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창의성의 원천인 '낯설게 하기'는 근면 성실한 사람보다 '재미'를 추구하며 놀줄 아는 사람만이 더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저자는 창의성의 개념을 확장시도 한다. 창의성이 개인의 두뇌속에서 이분적으로 분리되어 파악함이 위험한 것처럼, 개인 혼자서만 창의적일 수 없고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타인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상호 자극을 받아야만 창의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문화의 창의성' 개념이 등장한다.

 

새로운 가치관과 교육 패러다임 필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장과 2장을 읽어보면 저자의 주장을 다시한번 확연히 알 수 있게 된다. 21세기의 첨단 과학의 발달과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19세기의 교육 이데올로기나 근면과 성실의 가치로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관과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뇌스캔이론과 언어학습
특히 뇌스캔의 이론중 유아기때에는 모국어와 다른 언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고, 두뇌에 작용하는 부위도 동일한 반면 아동기를 지나면서부터 성인이 되면 외국어 학습은 뇌의 다른 부분에서 작동된다면서 언어습득능력은 사용하지 않을경우 두뇌의 신경능력이 다른 용도로 전환되면서 점차 사라진다고 한다. 두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이 책에는 덤으로 흥미로운 이론이나 연구결과의 용어들이 등장한다. 뇌스캔기술, 브레인 스토밍, 축차비교등, 그리고 이 책의 인명록이나 찾아보기 색인들은 잘 정리되어 있어 참조할 만 하다

 

켄 로빈슨의 주장을 따라 읽다 보면, 창의력이 어는 한 부분에 국한되거나 집중하여 독자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성만을 중시하는 교육풍토도 문제이지만, 이에 반기를 들어 지나친 감성에만 치중한다고 하여 창의력이 특출나게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이나 사회나 모두 상호 조화롭게 건전한 자극을 주는 과정속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로 영국에 국한된 교육이나 사회환경을 논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지나친 지성위주의 교육의 경직성이나, 3일만 놀면 왠지 모르게 뒤쳐지는 것 같은 압박을 받는 조급증, 여유와 놀이에 인색한 우리들의 모습도 반추해 본다.

 

그리고 창의성을 실행하는 교육이나 환경을 새롭게 만들려는 노력도 이제부터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주 익숙한 것을 다른 맥락에 놓아 새롭게 느끼게 하는 능력인 '창의성'. 켄 로빈슨의 창의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과 필요성,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창의성에 대한 사고를 풍부하게 해 주었다.

덧붙이는 글 | 예스24에도 송부했습니다.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한길아트(2007)


태그:#인문,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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