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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산업은행(산은)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에 대한 의문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한구 "금융위,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 왜 가만 놔뒀나"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민유성 산은 행장이 정해진 임무에 상관없는 몸집 불리기를 하는 데 대해 금융위원장이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느냐"며 "인수 시도를 가만히 놔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에 정부나 청와대의 개입 여부도 추궁했다. 이 의원은 "결국 정부가 개입해서 산은이 리먼브라더스를 안 사게 됐다는 소문이 사실이냐. 청와대가 개입한 적은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전광우 위원장은 "7월경 (민 행장이) (인수) 검토를 상의해온 적이 있고 그 이후 2~3차례에 걸쳐서 (인수와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며 "내 입장은 부정적이었고 본인도 점차 현실성이 적다는 판단을 스스로 한 것 같다"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선숙 "리먼 인수 검토, 민유성 행장 단독 결정으로 보기 어려워"

 

야당 의원들은 민 행장의 인수 시도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리먼 인수 시도는 그야말로 경제를 잡을 뻔한 일이었다"며 "아무리 여러 자료를 들여다봐도 민 행장이 단독으로 추진했다가 행장 개인의 판단으로 거둬들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민 행장의 발탁부터 인수 추진 전 과정에서 금융위와 지속적으로 논의했다"며 "지난 달 25일 언저리에 금융위원장이 생각을 바꿨거나 입장을 바꿀 만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의원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난 7월 국회 공기업 특위에 출석해 관련된 질문을 받고 '검토해보겠다'고 한 뒤 거래의 내용이 공적 기관인 산은이 참여하기에는 부담이 많아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박했다.

 

 

박상돈 "산은, 리먼 인수 관련 금융위에 4~5차례 보고"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도 산은의 리먼 인수 검토 과정에서 금융위의 역할을 추궁했다. 박 의원은 "리먼이 산은에 인수 제안을 한 7월 18일 이후 (산은에서) 금융위에 중간상황을 4~5차례 보고하고 지난 달 초에는 배드뱅크를 제외한 굿뱅크만 인수하는 대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러나 당초 리먼의 인수조건은 주당 20달러였던 반면 우리는 7달러로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교착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또한 박 의원은 전날(16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먼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이런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쉽다"고 한 민유성 산은 행장에 대해서도 "이런 발언이 과연 적절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글로벌 IB(투자은행)를 세우겠다는 욕심에 앞서 미국 정부도 손 댈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껍데기 뿐인 리먼을 인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전광우 위원장은 "예비 실사로 내용을 점검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잠재부실이 커 저는 이미 상당히 부정적으로 얘기를 한 바 있다"며 "적극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태그:#미국발금융위기, #전광우, #리먼브라더스, #산업은행, #민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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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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