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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쪽으로 상황이 기울었다. 홍 대표는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무산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실상 사의를 표했었다.

 

그러나 청와대와 박희태 대표가 "정기국회 초반에 원내사령탑이 바뀌는 건 옳지 않다"며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청와대 "정기국회 중간에 수장 바꾸는 건 적절치 않아"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1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 그 중간에 수장을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홍 대표의 사퇴에 반대했다.

 

그는 "어제(11일) 밤 상황이 워낙 어렵긴 했지만 홍 대표 혼자만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며 "지금 원내사령탑을 교체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앞으로 홍 대표가 잘해 주길 바란다"며 거듭 홍 대표가 유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책임은 오히려 추경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쏠리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장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인 소신도 좋지만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뒤로 빠지는 건 옳지 않다"고 김 의장을 겨냥했다.

 

한나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결과적으로 여당의 처지를 어렵게 만든 데 대한 서운함이 엿보이는 언급이다.

 

박희태 "정기국회 항해 중 수장이 뛰어내려선 안돼"

 

박희태 대표도 홍 대표가 계속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되지 않았느냐. 항해를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선장이 뛰어 내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홍 대표가 심기일전해서 끝까지 항해를 마쳐 정기국회에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선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날 새벽 홍 대표와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사퇴 여부에 대해) 신중히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오늘 새벽 5시 10분쯤 홍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추경안 처리 무산) 경위를 설명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나는 (홍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판단은 청와대가 '홍준표 유임'으로 입장을 정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표는 이에 앞서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는 "(전날 국회 상황은) 원내 상황이라 나는 모르겠다. 홍 대표에게 '신중히 하라'는 말만 해줬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약 2시간 뒤에는 홍 대표가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확실히 밝혔다. 그 사이에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마쳤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이날 추석 직후 이명박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재개할 계획도 밝혔다. 박 대표는 "추석 이후 가까운 시일 내에 (주례회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에게도 '신중하라' 조언... 갈등 없다"

 

이날 중으로 박 대표가 홍 대표를 만나 직접 사퇴를 말릴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어젯밤 일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전화통화로) 들은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에 오늘 (홍 원내대표를) 만나서 한번 (사정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홍 원내대표와의 갈등설과 관련해서는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그게 무슨 의견 충돌이냐"며 "언론이 사사건건 대립, 갈등으로 보려니까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연말 개각과 관련해서도 연말이 되려면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지금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얘기한 걸 가지고 (언론에서) 단편적으로 보면 안된다"며 "내가 무슨 홍 대표와 갈등을 일으킬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태그:#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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