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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정국에서 <중앙일보>가 촛불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이 모 <중앙일보> 기자가 자사에서 퇴사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가 퇴사조치 사유를 '조직논리에 맞지 않아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하고 있다.

 

이 모 기자는 지난 5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일(촛불집회)을 두고 좌파 세력이 배후라거나, 10대와 20대의 철부지 짓이라고 매도한다면 그건 결코 온전한 진실이 아닐 것"이라며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우리나라를 뒤엎은 정치적 당파주의와 사회적 냉소주의가 가장 가까워야 할 언론과 대중을 이분법적으로 갈라놓았다"며 "지난 한달여간 조중동의 보도가 다분히 당파적이고 냉소적이었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안다, 대중 역시 그에 당파적이고 냉소적으로 대응했지만"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이 글은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화면에 걸리며 3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당시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이 기자의 글에 대해 '물타기'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 모 기자의 조인스닷컴 블로그 글
이 모 기자의 조인스닷컴 블로그 글 ⓒ 조인스닷컴

 

하지만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국장 등 데스크에서 이 기자를 불러 크게 꾸짖는 일이 발생했다. 급기야 8월 20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퇴출'이 결정되자 해당 데스크에서는 "정규직 전환이 어렵겠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 기자였던 이 기자는 지난 2006년 8월 <중앙일보>에 연봉계약직으로 입사해 주로 <중앙일보> 수요일자 섹션 신문인 'J-style'에서 패션·음식·생활 등의 기사를 써왔다. 이 기자는 서울대 천연섬유공학과 출신으로, 2002 슈퍼모델에도 뽑혀 이 분야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조직 내에서도 뛰어난 능력 때문에 너무 튄다며 공채기자들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는데 사건이 터지고 나자 노조에서조차 '이건 잘라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며 "이 기자 외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3명은 지난달 31일자로 정규직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문책성 인사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PD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으며 이런 방식이 노동법에 어긋날 뿐더러 맞지 않다"며 "현재 노무사와 변호사와 함께 소송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기자들이 이런 식으로 직장을 옮기고, 나 역시도 전 직장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왔다"며 "나와 같은 나쁜 선례가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중앙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세정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 에디터는 "(이 기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회사에서 내부 판단을 거친 다음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 뿐"이라며 "이 기자와 같은 시기인 2006년 8월에 들어와서 재계약이 안된 기자도 있다. 이 건 역시 통상적인 재계약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 이모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은 아래 주소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yiyoyong&folder=12&list_id=9622522


#중앙일보#촛불집회#계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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