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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확실히 식었다.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물대포, 군홧발에도 우린 촛불을 끄지 않았다. '촛불 시즌2'는 분명히 시작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적을 만들었지만, 우린 지원군을 얻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촛불소녀'는 예전과 똑같이 당당하게 말했다. 지난 5월부터 타올랐던 촛불의 열기가 식었다는 걸 인정했다. 하지만 촛불이 꺼진 게 아니란 걸 강조했다. 그리고 '촛불 시즌2'가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촛불소녀는 "그동안 우린 광장에서 소통방식을 발전시켰다. 긴 호흡 강한 걸음으로 5년 내내 끈질기게 촛불을 들 생각이다"며 "촛불이 다시 크게 타오를 때를 대비해 이명박 대통령은 인터넷 좀 이용하며 스스로 '개념 업그레이드'하고 계시라"고 말했다. 

 

다시 등장한 촛불소녀와 천막들에 축제 분위기

 

다시 촛불을 든 시민들은 촛불소녀의 말에 반가운 박수를 보냈다. 6일 오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강남·강동·마포 등 지역촛불 모임, 촛불자동차연합 등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촛불아 힘내자'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어떤 생각을 주장하고 어떤 대상을 규탄하는 집회 성격보다는 서로를 격려하는 위로의 자리였다. 행사 사회자는 지난 촛불 정국에서 많은 활동을 한 각 인터넷 카페와 언론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 광장을 '빼앗긴' 시민들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지난 5월의 분위기를 다시 만들었다. 여러 단체는 곳곳에 천막을 설치하고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주민소환추진국민모임'은 뇌물을 주고받은 서울시의회 의원들에 대해 주민 소환을 추진하자고 서명을 받았다. 그동안 촛불집회에서 도로를 점거했다는 이유로 회원 여러 명이 처벌을 받은 '촛불자동차연합'은 경찰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벌였다.

 

또 '나눔문화'는 촛불소녀 그리기를 행사를, '언론 소비자 주권 국민캠페인'은 향불을 밝히고 조중동 장례식 퍼포먼스를 열었다. 예비군은 물론이고 다시 등장한 유모차 부대 엄마들은 이들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촛불소녀 그리기에 참여한 5살 박정은양은 자신이 색칠한 그림 위에 "이명박 반대"를 적었다. 7살 지현규는 촛불소녀 그림 위에 "누나 조금만 힘내세요"라고 적었다.

 

특히 이날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빈 곳은 바로 '촛불자동차연합' 천막이었다. 시민들은 이들의 서명 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이들이 배포한 홍보 전단지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단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되지 말라. 대통령은 국민 위에 있는 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헌신하는 자다. 검·경은 독재의 수단이 되지 말라. 스스로 법을 어기지 말라. 언론장악 하지 말라! 지금은 1980년이 아니다."

 

촛불 수배자 가족 무대 올라 눈물로 응원

 

특히 본 행사에서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활동하다가 수배자가 된 김광일씨의 모친과 조카가 무대에 올라 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김씨의 모친 안명례(55)씨는 "내 아들도 고생이지만, 여러분도 참 고생한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김씨의 조카 김이랑(중2)양도 "삼촌을 수배자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을 용서할 수 없다, 수배 생활을 하고 있는 삼촌에게 응원을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서울의대에서 '촛불 시즌2를 위해 네티즌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강연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민 30여명이 참석했다.

 

우 실장은 "공공기업 민영화, 언론장악, 대운하 등으로 인해 촛불은 다시 크게 타오를 것이다"며 "지난 5월의 열기로 '전국촛불연합'과 같은 전국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우 실장은 "나는 지난 5월 광화문 일대 광장에서 조중동 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며 "자신감을 갖고 지역 촛불 등을 살려 많은 토론을 벌이며 촛불 시즌2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태그:#촛불집회, #촛불시즌2,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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