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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에 내린 비는 행복한 눈물이었다. 엉엉 소리 내어 울 수 없는 어르신들을 대신해 하늘이 울어 줬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9월1일, 안양 시민대학 에서는 22회 졸업식과 25회 입학식이 동시에 열렸다.

 

시민대학 임재연 교장 선생은 “오늘 내리는 비는 기쁨의 눈물”이라는 의미 있는 말을 졸업생과 입학생들에게 남겼다.

 

“비가 내립니다. 오늘 내리는 비를 기쁨의 눈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입학하시는 분들은 힘든 시간 오더라도 끝까지 공부해서 졸업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서로 삶의 지혜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배우지 못했다고 기죽을 필요 절대 없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배우면 됩니다. 졸업 하시는 분들은 이제 자신감 가지고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시기 바랍니다.”

 

이날 졸업생은 모두 10명, 영어 기초 과정 2년 6개월을 마친 분들이다. 졸업생들에게 그동안 영어 기초(알파뱃부터) 와 문법을 지도한 이진영 선생님도 남다른  감회를 인터뷰에서 밝혔다. 

 

“굉장히 먼 곳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수업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열의가 대단 한 것이죠. 시민대학은 4층에 있어요. 계단이 높아 무릎이 아파서 그만 두신 분 말고는 거의 결석이 없었어요. 저는 6개월째 강의를 하고 있어요. 사실 가르치는 것 보다는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아요. 삶의 지혜를 학생들에게 배우고 있어요. ‘길가다 영어 나오면 이제 보인다’ 는 말 들었을 때 가장 기뻤어요.”

 

3년째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최대호 원장(필탑학원)은 “여러분 참 훌륭합니다”라며 축하를 보냈다.

 

“여러분 보면 참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움에 대한 한을 가슴 속에 꾹꾹 눌러 참으면서 그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 오셨을 듯합니다. 늘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사람이 늘 아름답고 행복 할 듯합니다. 입학생은 졸업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시기 바라고 졸업생들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정진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필운 안양시장도 입학, 졸업 하는 어르신들을 축하했다.

 

“2년 반 동안 노고에 대해서 존경을 표합니다. 입학생들은 열심히 해서 졸업 영광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즐겁게 생활하다 보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대학 학생회 대표 어르신이 느끼는 입학과 졸업은 더 남다르다. 시민대학에서 글을 깨우치고 영어를 배운 학생회 대표는 영어로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며 잔잔한 감동을 맛보았다고 한다.

 

“하이 선(Hi son)이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하이 맘(Hi mam)이라는 답장이 왔어요. 진짜 좋았어요. 한글도 몰랐던 내가 영어로 아들에게 문자 보내게 될 줄 꿈엔들 생각 했겠어요?”

 

22회 졸업식과 25회 입학식은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12시에 끝났다. 행사를 마친 후 신입생들을 위한 ‘국수잔치’가 열렸다. 시민대학 전통이다. 작년 3월에 입학한 재학생들이 9월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위해 손수 만든 국수를 대접하는 것이다. 재학생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국수 국물을 우려내느라 분주했다고 한다.

 

안양시민대학은 지난 1996년에 설립된 문해교육 기관이다. 시민대학 설립목적은 제도교육에서 소외된 성인들에 대한 문해교육(문자해득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 발전에 참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안양시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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