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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독점 - 행정, 입법, 지방자치 권력(언론권력도 장악 기도)
3불 사회 - 불확실성, 불투명성, 불공정성이 높은 사회
3무 정권 - 신뢰성, 도덕성, 내용적 정당성 상실"
 
현 정권에 대한 김상곤 한신대 교수의 평가다. '2008 촛불'은 이 같은 정권에 대한 항쟁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이다. 그는 28일 경희대에서 열린 '한국사회포럼 2008'의 '이명박 정권, 그리고 촛불정국과 한국 정치사회 지형의 변화' 토론회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안병욱 가톨릭대학교 교수의 인사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의 첫 발제는 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맡았다. 정 교수는 '한국 사회의 역전환 : 민주화, 촛불항쟁, 이명박 정권'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우리가 서로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는 있더라도 지난 20년 동안 민주화 개념에 대해서 동의하고 공감하는 입장이었다"며 "'역 전환'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와 다른 입장의 경향성, 즉 현 집권 세력의 의도를 나타내기 위함이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정 교수는 "민주주의란 대중이 주인으로서 지배하는 체제"라며 "주인에게 병든 소를 먹으라는 건, 현재 주인을 판단하는 잣대가 틀린 것"이라며 "대중은 피동적인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인 지배의 주체"임을 강조했다.
 
또 "해방 후 한국현대사에서 과연 '보수'가 존재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보수의 등장을 가능하게 할 만한 수준의 진보적 실천이 있었던가 하는 물음도 존재한다"며 "격변의 시기를 안정의 시기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정치적 대안의 부재나 사회운동적 대안의 취약함을 국민들의 보수화로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이어 '촛불정국과 한국 사회운동의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김상곤 한신대 교수는 "촛불 항쟁의 조직은 온라인 모임을 통한 조직과 의도적이지 않은 자율적 모임"이라며 "광우병대책위원회는 지원 협력으로서의 조직 역할을 했던 수준인 단순한 협의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촛불을 지도하는 그룹 필요" vs "대중들의 주체적인 운동"
 
발제 뒤 이어진 토론에서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은 "촛불운동은 자신감 있는 대중들의 운동"이라며 "이와 달리 촛불을 지도하는 그룹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 국장은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뿐만 아니라 언론장악, 의료민영화, 수도민영화 등 반 민생정책을 타파하기 위한 촛불 2기가 조직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토론회의 한 패널은 "촛불집회 참가자는 단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온 것이다, 대중들 주변의 이야기로 가벼운 터치를 해야지 정치적인 접근은 오히려 거부감만 준다"며 "변 국장이 말하는 조직운동은 역동적이기보다 연성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변 국장은 "대안의 문제에 한정 짓는 것보다 운동본부를 만들어, 그 안에서 토론하고 운동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동전선의 영역으로 촛불 운동본부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김태형씨는 "온라인 상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하나의 의견을 집결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보다 큰 이익을 위해 양보하고 타협하는 민주주의 요소를 갖는 공간이 '온라인'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누리꾼들이 그 속에서 공동체적이면서도 주체적인 경향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실에서의 결정 과정과 결정이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온라인과 비교해 봤을 때, 현실이 다음 아고라에서 토론하고 검증, 실천하는 구조를 따라가기 힘들다"며 "앞으로의 운동은 온라인 운동과 연관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형원 과천시의회 의원은 "활동가들은 거대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촛불 공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며 "소통능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택담장'을 넘지 못한 촛불의 한계
 
한편, 정 교수는 "촛불은 그 의미와 성과 못지않게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대안의 조직화와 프로그램의 기획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고립된 항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 환경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촛불에 과잉 기대를 할 경우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며 "한국 현대사의 여러 항쟁에서 볼 때 촛불항쟁이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다함께' 활동가 정진희씨는 "촛불에 대한 과잉 기대가 왜 문제인지 의문"이라며 "다양하고 폭넓은 운동으로 새로운 경험을 했고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권, 개혁 사기꾼 정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시민사회 진영이 촛불 운동을 발전시켜서 이명박 정권에 반하는 행동에 나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상곤 교수는 "7.30 교육감 선거 결과 '(공)정택담장'을 촛불이 넘지 못했다"며 "촛불정국에서 그토록 타올랐던 열정들이 현실적인 정치적 이벤트에서 현실화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역량 집결한 단일한 정치적 대응 필요"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촛불정국에 대한 다양한 대안이 등장했다.
정 교수는 "촛불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과제"라며 "운동과 정치를 인위적으로 나누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량을 집결한 단일한 정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회공공성과 민주주의를 확보하기 위해 시민사회 운동이 조직화되어야 한다"며 "보다 발전된 제2, 3의 촛불 조직을 만들어 국민의 기본권이 쟁취될 수 있도록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승창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사회운동 그룹은 낡은 틀이나 제도 속에서 운동하고 있었다"며 "그들이 의사소통하는 방식과 여론을 형성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또 "우리 사회 내에서 소외되어 있는 의식적 결함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논의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안 교수는 "촛불 하면 일단 흥미롭다"며 "사회진영이 정권을 포기하고 있을 때 어딘가에서 대중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이 우리에게 준 것은 무한한 상상력, 역동성, 투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2008년 촛불의 기억"이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촛불이 우리사회를 발전된 역사로 끌어 갈 것으로 본다"는 말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 보장 못 받는 공안정국"

[토론회] 한국 사회 언론 지형 변화와 진보진영의 과제

사회포럼 행사의 일환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주관한 '한국 사회 언론 지형 변화와 진보진영의 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도 열렸다.

 

먼저 '이명박 정권의 언론 탄압과 진보진영의 과제'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이용성 한서대 교수는 "언론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어야 대중이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우선 미디어가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공적인 미디어들이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켜내야 한다"며 미디어의 다양성과 공익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의 네티즌 탄압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인터넷 시민운동은 시민 참여 운동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대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와중에 '인터넷'이란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의 억눌려 있던 감정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현 정부는) 인터넷의 전파성에 과중한 잣대를 대고 있다"며 "여론의 다양성과 언론의 발전을 제한하고 소통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MBC 압력, KBS 사장 강제 퇴진 등으로 공중파 방송을 차단하려고 한다"며 "현 정권에 민주주의의 도구인 '언론'을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실장은 "들을 빼앗겨서 봄도 빼앗긴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언론을 빼앗기고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빼앗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광철 전 국회의원은 "'역행보살'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이명박 정권의 역행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줌으로써, 언론의 자유가 우리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장치인가를 깨닫게 하는 말이다"고 말했다.

 

한서정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NGO 준비위원장은 "지금은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공안정국이다"라며 "방송 장악은 물론 소통의 공간마저 장악된다면, 그 뒤에서 얼마나 많은 폭력을 행할지 모른다"고 심각성에 대처해야 함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한국사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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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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